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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극장가 할리우드 오락물 3파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인기 상종가 스타를 흥행의 첨병으로 내세운 할리우드 영화 세편이 추석 극장가에서 한판 붙게 됐다.21일 나란히 개봉되는 『커리지 언더 파이어』『라스트 맨 스탠딩』『페노메논』은 멕 라이언.브루스 윌리스.존 트래볼타가 각각 주연을 맡 은 작품으로주연배우의 인기나 영화의 수준이 엇비슷해 치열한 흥행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에드원드 즈윅 감독의 『커리지 언더 파이어』는 귀여운 여자로사랑받아온 멕 라이언이 남자 같은 성격의 헬리콥터 조종사로 이미지 변신을 해 화제가 된 영화.할리우드가 처음으로 걸프전을 다룬다고 해 어떤 시각을 취할지가 관심을 끌었다 .
스토리를 끌어가는 인물은 걸프전에 투입됐다 포상업무 부서로 배속된 기갑대대장 설링 중령(덴젤 워싱턴)과 이라크에서 전사한카렌 대위(멕 라이언)두 사람.
설링은 카렌의 명예훈장 자격심사과정에서 아군들 사이의 배신과음모를 발견하고 진실을 밝히려 하지만 카렌을 영웅으로 만들려는상부의 독촉 때문에 난관에 부닥친다.아군끼리의 오발사고로 부하를 잃은 자책감으로 고민하던 설링이 진실을 밝 혀내는 과정에서보여주는 소영웅적 드라마가 이 영화의 줄기다.여기에 첨단장비가동원된 걸프전의 전쟁장면,목소리부터가 달라진 멕 라이언의 변신이 볼거리로 곁들여진다.
흑인.여자.주부.군인등 미국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집단의 대표격인 인물을 추출하고 계산된 정치적 목적아래 캐릭터를 안배한 균형이 놀랍다.
그 노력의 결과는 국가주의와 가족의 중요성등 상업성이 있는 미국 보수주의 정치의 해묵은 슬로건들을 정교하게 짜깁기해 놓은전쟁오락물.
월터 힐 감독의 『라스트 맨 스탠딩』은 구로자와 아키라의 61년작 『요짐보』를 미국 금주법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부극 스타일로 리메이크한 작품.프리랜서 총잡이가 두 갱조직이 밀주 배급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마을에 나타나 이 중스파이처럼교묘한 술수로 두 집단을 붕괴시키는 얘기다.
브루스 윌리스가 중절모를 쓴 고독한 총잡이로 등장하는데,청바지를 입고 다니던 기존의 이미지 때문인지 황량한 서부의 분위기와는 좀 거리가 있다.
오히려 부모를 살해하고 소년원에 불을 지른 끔찍한 과거를 갖고 있는 조직의 부두목역을 맡은 크리스토퍼 월켄을 비롯한 조연들의 연기가 더 인상적이다.
존 터틀타웁 감독의 『페노메논』(「현상」이란 뜻)은 재기이후악역으로 주가를 올린 존 트래볼타가 착한 농촌청년으로 등장하는드라마.어느 날 하늘에서 강렬한 섬광을 보고 정신을 잃은 조지는 깨어나 지진을 예상하고,하루만에 외국어를 깨우치고,군부대의비밀교신을 해독하는등 초능력을 갖게 된다.평소 누구나 부러워하는 능력이지만 막상 그런 꿈이 현실로 다가온 조지에겐 기쁨보다고통이 많다.잠이 안오고 사람들이 자신을 멀리 하고 FBI에 위험인물로 지목돼 감시를 받게 된다.
영화는 나중에 힘들게 살던 조지가 짝사랑했던 이혼녀의 품에 안겨 행복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속삭인다.『바로 옆에 있는 사랑을 두고 왜 불행한 천재를 꿈꾸는가.』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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