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공비 소탕작전 주민들 '족집게신고' 소탕 수훈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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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강릉 무장공비 소탕작전의 수훈갑은 단연 주민신고다.잠수함을 처음 발견할 때부터 공비들이 생포.사살될 때마다 주민들의 신고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18일 오전 잠수함을 처음 발견한 택시운전사 이진규(李鎭圭.
37)씨의 첫 신고는 철저한 신고정신의 귀감이다.이날 0시20분쯤 승객을 태우고 동해고속도를 통해 동해시로 가던 李씨는 동광주유소 인근 도로 양쪽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거 동수상자를 발견했다.동해에서 승객을 내려준 李씨는 『아무래도 이상하다』는생각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그는 강릉으로 되돌아 오는 길에이들이 있었던 인근 국도 주변과 해안을 혼자 샅샅이 살피다 잠수함을 발견,신고했다.
18일 오후 첫 생포된 공비 이광수(31)도 홍사근(洪思根.
61).정순자(鄭順子.54)씨 부부의 기지와 신고로 잡을 수 있었다.鄭씨는 7년전부터 강릉경찰서 대공신고요원으로 활동한 덕분에 李를 보자마자 공비임을 직감하고 경찰에 신고 했다.생포된李는 이번 공비 침투사건의 전모 파악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
19일 오전 망덕봉에서 사살된 3명의 공비 역시 주민신고가 단서였다.이들이 사살되기 4시간전인 오전6시25분쯤 망덕봉 인근에 6명의 거동수상자가 있다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주민신고가접수됐다.이와 함께 10시10분쯤엔 송이를 따■ 산에 올라갔다내려오던 안상규(安相圭.36.강동면언별1리)씨가 공비 2~3명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인근에 주둔중이던 군에 신고했다.신고를 받은 군 특수부대는 이 일대를 더욱 세밀히 수색,이들을 발견,사살할 수 있었다.
이보다 앞서 18일 군헬기가 무장공비 11명의 자살현장을 발견한 것도 발견 8시간전 이곳 인근에서 총성이 들렸다는 주민신고가 먼저 있었다.
공비가 침투한 18일 새벽부터 19일 오전까지 주민신고는 모두 35건.아군이나 예비군을 공비로 오인하거나 산골집에 전화를걸어보니 안돼 신고하는등 사실과 다른 신고도 더러 있었지만 주민신고는 이번에도 공비소탕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신고는 경찰에 집중돼 있다.이는 주민들이 군당국에 직접 신고하려해도 전화번호등을 알 수 없기 때문이어서 취약지역 군부대 신고 전용전화 설치등도 검토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강릉=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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