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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매력탐구>탤런트 김애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자신의 이름보다는 『「실례합니다~앙」「안녕하세요~옹」 하는 그 탤런트』로 더 잘 알려진 김애경(39)은 주위로부터 「연기자를 웃기는 연기자」라는 평을 자주 듣는다.그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드라마에서 늘 감초 같은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왔다.
『코믹연기가 쉽지는 않아요.자칫 하다간 이미지가 고정되거든요.연기자에게 위험한 모험이에요.하지만 시청자들이 재미있어 하니까 기분은 좋지요』라며 「코믹연기」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들려준다. 지난 70년 MBC 탤런트 공채 1기로 조경환.임현식등과 함께 방송계에 입문했으니 벌써 26년째 연기생활.하지만 본인은 「26년」이 절대로 아니라고 부득부득 우긴다.
『대학(동덕여대 국문과) 재학중에 탤런트 시험에 합격했걸랑요.예쁘다는 말도 많이 들었고 기대에 부풀어 시작했는데 맨날 단역만 주어지기에 방송 대신 한동안(13년) 연극에 몰두했어요.
그러니 엄밀히 말해 「26년」이 아니죠.』 72년 드라마센터의유덕형씨를 만나 뛰어든 연극무대에선 남의 추종을 불허하는 주연급이었다.첫 작품 『생일파티』에선 주인공 루루역을 맡아 이호재.신구.전무송과,이어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에서는 이미 고인이 된 추송웅과 함께 열연을 펼쳐 보였다.
『연기력의 대부분은 연극에 출연하며 쌓아간 거예요.물론 코믹연기보다는 진지한 연기쪽이었지만요.』 그 뒤로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이듬해 이맘때』『마피아』등 30여편의 연극에서 넘치는 끼를 발휘한 그는 79년 동아연극상과 80년 영희연극상에서 연기상을 받았다.
하지만 아이러닉하게도 연극이 계기가 돼 다시 브라운관으로 돌아오게 됐다.『서울뚝배기』『옥이이모』등 서민드라마로 유명작가가된 김운경이 바로 김애경의 연극무대를 모조리 섭렵한 열성팬이었던 것이다.그래서 맡게 된 역이 『서울뚝배기』의 윤마담.처음 대본을 받고 두세마디의 대사밖엔 없어 실망했지만 「어쨌든 개성있게 해보자」고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처음엔 분장실에 있던 동료들을 웃겨볼 생각으로 시작했던 코맹맹이 소리인데 김운경씨가 재빨리 포착해 드라마에 삽입했어요.
아이들까지 제 흉내를 낼만큼 반향이 컸어요.김운경씨도 다른 사람들 차례에선 글이 막히다가도 제 부분에서는 으레 「안녕하세요~옹」이 떠올라 술술 풀렸대요.나중엔 머리스타일부터 의상까지 푼수 분위기로 맞췄죠.』 이 드라마 덕분에 92년에는 백상예술대상과 KBS방송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그러나 호사다마라던가. 평생을 막내딸인 자신과 함께 해준 어머니가 병환으로 입원하더니 결국 세상을 뜨고 말았다.혼자 남은 빈 집에선 북받치는슬픔을 참을 수가 없어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하지만 아픔도 잠깐,드라마 『형』에 캐스팅돼 『울랄랄라 뭣이여 이놈 아』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빛나는 조연」의 명성을 이어갔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제1공화국」에 대한 인상이 깊어요.굉장히진지한 배역이었거든요.그땐 분위기를 익히려고 박마리아의 흔적이남은 곳들을 찾아다녔어요.』 요즘은 서울과 전남영광을 오가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SBS가 10월께부터 방송할 예정인 드라마 『형제의 강』에 캐스팅돼 녹화에 여념이 없다.3년째 출연중인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녹화도 빼놓을 수 없는 일정중하나. 연기를 천직으로 여긴다는 그는 『코믹연기는 지나치면 유치하고 모자라면 재미없어져 적정선을 맞추는 일때문에 늘 고심해요』라며 어려움을 털어놓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활을 연기처럼 하는거예요.그러면 어색함이 없어지거든요』라며 자신만 의 비법을 소개했다.
글=장혜수.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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