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에이즈 원인 규명 과학자 3명 노벨의학상 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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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독일의 하랄트 추어하우젠(72), 프랑스의 프랑수아즈 바레시누시(61), 역시 프랑스의 뤼크 몽타니에(76) 등 3명이 공동으로 받게 됐다. 추어하우젠 박사는 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를 규명했고, 바레시누시 박사와 몽타니에 박사는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산하 노벨위원회는 6일 이들 3인의 공동 수상자를 발표했다. 수상자로 결정된 하우젠 박사는 유두종 바이러스(PV)로부터 암이 어떻게 유발되고 전이되는가를 규명했다. 그는 또 100여 종의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HPV) 가운데 자궁경부암 위험을 크게 높이는 15가지 변종이 있는 것을 밝혀내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바레시누시 박사와 몽타니에 박사는 인류를 위협한 가장 위험한 감염질환 중 하나인 HIV를 찾아냈다. 이들은 이상 비대 증상을 보인 림프절 환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HIV가 통상적인 유전 정보 전달 방식과 정반대인 역전사 방식으로 번식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이들의 발견으로 에이즈 예방법이 확립됐고, 2년 뒤엔 진단 시약이 발견돼 환자 진단이 가능해졌다. 또 바이러스 증식법이 규명되면서 1987년에는 최초의 HIV 치료제인 지도부딘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추어하우젠 박사는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하이델베르크 소재 독일 암 연구센터에 재직 중이다. 바레시누시 박사는 바이러스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몽타니에 박사는 파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파리 소재 에이즈 연구 및 예방 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1000만 크로네(약 18억원)의 상금 중 절반은 추어하우젠에게 돌아갔고, 바레시누시와 몽타니에는 총 상금의 4분의 1씩을 나눠갖게 됐다. 수상자들은 12월 10일 열리는 시상식에 초대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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