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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나진.선봉 포럼' 한국 불참 경제계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재계는 13일부터 북한 나진.선봉에서 개최되는 투자포럼에 한국대표단이 불참키로 결정되자 아쉬움과 함께 이번 포럼을 통해 모처럼 조성하려던 남북경협 분위기가 급랭할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포럼 참가단구성의 주축이던 상당수 중소기업들이더욱 아쉬움을 느끼는 분위기다.
투자포럼을 계기로 중소기업들은 골판지.내의류.봉제완구.땅콩가공 분야 투자는 당장이라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상당한 준비를 해왔다.북한에 방한복소재인 부직포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해 온 한국물산은 해외전환사채(CB)발행 조달자금중 수백만달러를 북한투자자금으로 해외은행에 예치해 놓기도 했다.
북한당국도 내심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진출을 선호해 선별초청 방침을 내세우면서도 마지막까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측의 방북(訪北)예정자 전원을 초청명단에 올려 놓았다고 한다.
방북을 준비했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10일 『북한이 당초 약속을 어기는 바람에 애써 준비했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북한이 정략적으로 대외개방정책을 이용하는 속셈을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대기업들도 경기침체등으로 당장 북한투자에 매달릴 형편은 못되지만 투자지역 선정등과 관련해 이번 행사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따라서 아쉬워하기는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대우등 종합상사들은 특히 수출이 부진한 섬유.신발등 경공업분야 투자를 차제에 더 늘릴 방안을 모색했기 때문이다.
이번 나진.선봉지역 투자포럼 불참은 북한당국의 태도돌변 때문인 만큼 양측 정부간 공식 경협분위기가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민간경협도 불투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들이 당장 북한투자에 조급한 입장이 아닌데다 중소기업들도 이번과 같은 북한당국의 태도변화에 상당히 실망했기 때문이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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