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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서해 대규모油田 개발중 주장-김정우 經協추진위원장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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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이 산유국으로 발돋움할 것인가.나진.선봉 투자유치를 위해최근 일본을 방문한 김정우(金正宇)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의 「서해안 대규모 유전발견」발언으로 북한의 유전개발 현주소에 또다시관심이 쏠리고 있다.
金위원장이 밝힌데 따르면 북한은 그동안 외국전문가들을 동원,수년간 시추를 해왔으며 최근 대규모 유전을 발견해 독일등 유럽국가와 본격적인 생산을 위한 교섭을 진행중이다.
물론 그동안 북한의 유전개발과 관련한 소문은 꼬리를 이어왔으나 이렇다할 진전은 없었다.하지만 이번 유전발견 주장은 북한 고위관리의 입을 통해 나왔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김정우는 북한의 원유개발 문제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투자가들을 유혹하기 위한 제스처가 아닐수 있다는 관측을 낳는다.영국에서 북.영합작 금융회사의 외환딜러로 활동하다 지난해 귀순한 최세 웅씨는 『김정우가 원유공업부 고위간부와 함께 94년 여름 유전개발 문제로영국을 비밀리에 방문했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북한당국이 외국 시추업체에도 관련 자료공개를 꺼리고 시추지역등에 대한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객관적인 판단은 쉽지않다.그러나 함북의 길주.명천지구대를 비롯한 북한지역이 석유매장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지질구조■ 가지고 있어서방의 자본과 기술이 들어간다면 산유국으로의 가능성이 높다는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 64년 옛소련의 지원아래 서해안 대륙붕 일대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 석유탐사 작업을 벌였다.이후 70년대들어 싱가포르.유고.노르웨이등의 유전개발회사들과 잇따라 계약을 체결하고 탐사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했지만 탐사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북한은 84년 단독으로 동해안에서 물리탐사를 실시했고 이듬해서해안 시추공에서 유징(油徵)을 발견했으나 경제성 있는 유정개발은 실패했다.
89년 서해안에서는 호주의 메리디안사가 하루 4백25배럴의 석유를 뽑아낸 정도다.
가장 최근 진행중인 북한의 유전개발은 호주의 석유탐사 업체인비치 피트롤리엄사가 동해안 3만평방㎞ 지역에서 벌이는 탐사작업이다. 94년 탐사작업에 들어간 이 회사는 지난해 중간결과를 통해 탐사대상지역이 좋은 지질구조와 석유및 가스유전이 지녀야 할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고 밝혀 희망을 주었다.
북한은 현재 식량난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문제가 에너지 부족이라는 판단아래 유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무원에 자원개발부와 별도로 유전개발.석유수급 문제를 담당하는 원유공업부(부장 박원현)를 둔 것도 유전개발에 대한 북한당국의 관심과 의지를 읽게 하는 부분이다.아무튼 북한해역에서 석유가 쏟아진다면 북한의 경제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변화를가져올 것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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