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는 역시 불황 때 씽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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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자동차 내수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 행진과 세금 혜택 등에 힘입어 경차 마티즈는 잘 팔리고 있다. GM대우차는 5일 "마티즈는 지난달 4180대가 팔려 2002년 4월(4723대) 이후 2년 만에 월간 최고 판매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2.5%, 지난달보다는 8.9%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현대 기아차 등 자동차 5개사가 지난달 9만9125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23.1%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승용차 시장에서 경차가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4월에는 3.5%에 그쳤으나 지난달에는 5.4%로 껑충 뛰었다. GM대우차 관계자는 "마티즈의 판매 증가는 등록세와 취득세, 지방교육세 등 세금 혜택 확대에 더해 경기불황에 따른 실속구매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GM대우차는 10일부터는 택지개발사업 과정에서 조성되는 실외주차장에는 경차 전용 주차구역 설치가 의무화되는 등 경차 혜택이 계속 늘어나 이번달에도 판매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티즈는 기아차가 지난 2월 1천㏄급 '유럽형 경차'인 모닝을 출시하면서 비스토 생산을 중단해 경차 시장을 홀로 지키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후속모델(프로젝트명 M-200)이 출시된다.

한편 경차의 국내 판매량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는 15만6521대로 전체 승용차 판매 대비 비중이 27.6%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중대형 차종 및 RV(레저용 차량) 선호 현상이 가속되면서 99년 14.2%, 2000년 8.8%, 2001년 7.7%, 2002년 4.7%에 이어 지난해에는 4.2%로까지 떨어졌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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