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러시아 皇帝후손 해군학교 입시 낙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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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옛 러시아 황제(차르)의 계승권을 가진 「소년 차르」가 러시아학교 입학시험에 떨어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게오르기 로마노프(15).
그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의 와중에서 적군(赤軍)에 총살당한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의 동생인 키릴 블라디미로비치의 증손이다.2년전 차르 계승권을 갖고있던 할아버지 로마노프 대공이 사망한뒤 아버지 프란차 벨게르마프 루시에게 차르 계승권이 넘어왔으나 그가 독일 왕족출신이어서 차르의 계승권을 넘겨받았다.현재 그는 어머니 마리 블라디미로브나 로마노바와할머니 레오니다 게오르기예브나와 함께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살고 있다.
대공의 부인인 할머니는 손자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나히모프스키 해군부설학교(대입과정 전까지 다니는 학교)에 입학시키고싶어했다.
러시아제국 시절부터 황족은 해군에 복무하는 전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머니는 지난해 게오르기 로마노프와 함께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선생인 장교들을 만나고 숙박시설도 둘러보고 교육수준도 알아본할머니 게오르기예브나는 흡족해 했고 학교측으로부터 『입학시킨다면 언제나 환영』이라는 대답도 받아냈다.그런데 정작 문제는 엉뚱한데서 발생했다.입학하려면 필기시험외에 체력검 정도 받아야 하는데 여기서 덜컥 걸려버린 것이다.「소년 차르」가 학교입장에서 보면 살을 뺄 필요가 있는 과(過)영양상태였기 때문이다.
학교측은 이 학교가 원래 전쟁터에서 아버지를 잃은 자식들을 위해 세워졌기 때문에 무시험입학의 선례가 많아 특례입학의 길은있다는 언질을 하고 있다.다만 올해는 이미 늦었고 내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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