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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세계 최대 한자사전 30년 만에 완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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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한자사전이 국내에서 완간된다. 단국대 동양학연구소(소장 윤내현)가 1978년 8월 시작한 '한한대사전'(漢韓大辭典) 편찬 사업이 30년 만에 마침표를 찍는다. 총 15권과 색인집 1권 가운데 지난해 12권까지 간행된 사전 편찬 사업은 현재 원고는 모두 탈고됐고 마지막권의 인쇄만 남은 상태다. 동양학연구소 이행렬(李幸烈) 행정과장은 “이달 28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완간 기념식을 성대하게 열 계획”이라며 “30년 4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담은 ‘한한대사전 간행기’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늘날 대형 한자 사전은 중국 청(淸)나라 강희제가 1716년 편찬한 ‘강희대전’에서 시작한다. 총 4만7000여자를 부수와 획수 순으로 배열하여 오늘날과 같은 한자자전의 체제를 처음으로 갖췄다.

현대에 들어 대형 한자 사전은 중국이 아닌 일본에서 처음 발간됐다. 1943년 일본에서 한학자 모로하시 데쓰지(諸橋轍次)가 '대한화(大漢和)사전' 1권을 처음 펴낸 것이다. 모로하시는 연합군의 폭격으로 원고가 파괴되자 전후 다시 작업을 진행해 1960년 전 13권, 수록한자 5만여자, 숙어 53만 여 자를 실어 완간본을 내놓았다. 2000년에는 ‘대한화사전보권(大漢和典補)’이 간행돼 총 15권으로, 1925년에 처음 시작된 간행 사업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됐다.

일본의 ‘대한화사전’에 충격을 받은 중국에서는 대만이 먼저 학술원 주관으로 사전 편찬에 들어가 1962년 4만9880자, 숙어 37만1231개를 실은 10권의 ‘중문대사전(中文大辭典)’을 펴냈다. 대륙에서는 1975년부터 학자 420여 명을 동원해 대형 한자사전 편찬에 돌입했다. 이후 1993년 11월 한자 2만902자, 숙어 36만6956개를 담은 ‘한어대사전(漢語大詞典)’ 13권을 출간했다.

한국에서는 국가단위가 아닌 사학(私學)인 단국대 동양학연구소에서 78년 작업에 착수해 5만5300여자, 45만여 개 단어를 담은 16권 규모의 세계 최대 한자사전을 이번에 펴내게 된 것이다.

단국대 김남필 홍보팀장은 “완간 이전부터 미리 예약을 하고 돈을 보내주신 분도 있을 정도”라며 “국내 한학자를 중심으로 이번 사전 발간에 관심을 보여준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며 완간 소회를 밝혔다.

진젠런(金健人) 중국 저장대 한국학연구중심 소장, 선딩창(沈定昌) 베이징대학 한국학 연구중심 상임부주석 등 중국, 일본, 대만, 미국, 유럽의 전문가들이 이번에 한국에서 나오게 된 세계 최대 한자사전의 출간을 축하하는 글을 보내왔다고 김 팀장은 밝혔다.

단국대는 총 16권의 한한대사전은 155만원에 일반 판매할 예정이며, 28일 완간 기념식에서 예약한 사람에 한해 20% 할인혜택을 줄 예정이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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