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日 극우단체 독도 상륙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 4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한 극우단체가 독도 상륙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지자 경찰이 비상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연합]

일본의 한 우익단체가 4일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며 독도 상륙을 시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상 악화와 일본 정부의 만류로 시마네(島根)현 에토모항에 발이 묶인 채 아직 출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일본 가가와(香川)현 다카마쓰(高松)시에 본거지를 둔 니혼시도카이(日本士道會) 회원 네명이 소형 선박을 타고 이날 오전 에토모항을 출항, 독도 앞바다까지 진출해 해상시위를 벌인 뒤 독도 상륙을 시도할 것이란 정보를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은 2일 "일본 고래로부터 이어져온 민족 정신에 따라 생명과 나포 위험에도 불구하고 다케시마(독도) 상륙을 강행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일본 정부에도 이들의 출항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들 극우단체 회원은 지난 2일 오전 4, 5명이 승선할 수 있는 소규모 선박을 이용해 다카마쓰시를 출발, 오카야마(岡山)현으로 이동했다. 이어 3일 선박을 트럭에 싣고 시마네현 에토모항으로 향했다. 당초 에토모항 북쪽에 있는 오키(隱岐)제도로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배를 띄우지 못한 채 에토모항에 머물렀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일본 정부도 이 문제가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일본 해상보안청법에도 인명이나 신체 위험, 재산 등에 큰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출항을 막을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만약 그럼에도 이들이 출항을 감행해 독도 주변 12해리 내 우리 영해를 침범할 경우 선박 나포와 체포에 나서는 등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들의 독도 영해 침범에 대비, 독도경비대와 해양경찰청에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또 독도 영해 최전방에 헬기 2대와 대형 함정 5척, 고무보트 5척, 특공대 20여명이 전진 배치돼 비상경계 태세를 갖췄다.

일본은 지난 1월 한국의 독도 우표 발행 방침과 관련, 강력히 반발했고 2월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니혼시도카이=주로 가가와현을 무대로 활동 중인 일본 우익단체. 정부는 시코쿠.히로시마.오카야마현 등지에서 활동 중인 우익단체 니시니혼시시노카이(西日本獅子の會)의 20개 하부 조직의 하나로 파악하고 있다.

회장은 다카마쓰시에 거주 중인 안자이(安西一丈)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자이 회장은 '일본 21'이라는 단체의 대표도 맡고 있으며, 일본 공산당 반대 투쟁과 일본 전교조 집회 저지 운동을 벌여왔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