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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 유럽까지 덮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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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금융위기의 불길이 대서양을 건너 유럽으로 옮겨 붙고 있다. 30일 런던 자금 시장에서 은행들이 하루짜리 달러 자금을 빌릴 때 적용하는 금리(리보)는 4.31%포인트 뛴 6.88%를 기록했다. 또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후폭풍으로 영국 최대 모기지 업체 HBOS가 로이즈 TSB로 넘어간 이래 자금난에 내몰린 유럽 금융사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각국 정부가 서둘러 미국식 구제금융을 투입하며 급한 불을 끄고 있지만 쉽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9월 30일 블룸버그통신은 벨기에와 프랑스의 합작은행인 덱시아에 64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이 지원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덱시아는 전 세계에서 지방정부들을 대상으로 대출해 주는 은행 중 가장 큰 곳이다. 구제금융에는 벨기에·프랑스·룩셈부르크 정부와 대주주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덱시아는 미국 모기지 채권에 보증을 서 줬다가 대규모 손실을 봤다.

앞서 영국 정부는 주택시장 침체로 타격을 본 모기지 업체 브래드퍼드 앤드 빙글리(B&B)를 국유화하기로 했다. 사정이 나은 B&B의 저축 부문은 스페인의 산탄데르은행에 매각될 예정이다. 독일 2위 부동산 업체인 하이포레알에스타테도 자금난에 몰렸으나 독일 정부가 개입해 가까스로 도산을 면했다. 또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 정부는 역내 주요 은행인 포르티스에 112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투입하기로 했다. 포르티스는 벨기에 최대 은행이자 네덜란드 2위 은행이다.

금융권의 위기에 유럽 증시는 폭락세를 보였다. 9월 29일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3% 폭락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지수도 4.23% 떨어졌다. 구제금융을 받은 포르티스의 주가는 24%, 하이포레알에스타테는 74%나 하락했다.

최근 유럽은 경기 침체 조짐이 뚜렷해지며 체력이 바닥난 상태라 금융위기의 충격도 그만큼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로화 경제권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3%로 낮췄다. 특히 유럽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독일이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고가 이미 나온 상태다.

위기가 계속 확산될 경우 ‘극약 처방’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개별 금융사에 대한 지원을 넘어 대규모 공적자금을 동원해 금융사들의 부실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도 폴슨 미 재무장관을 따라 포괄적 구제금융을 도입해야 할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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