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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지산 재즈축제' 뜨거운 관람열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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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경제대국 일본은 「공연대국」이기도 하다.음악공연의 경우 일본국내 연주자들은 물론 비싼 몸값의 정상급 해외 연주자들의 초청공연이 거의 연중무휴로 벌어진다.
지난 16일부터 사흘동안 열린 후지산 재즈축제도 「공연대국」으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팻 매서니.조지 벤슨.카산드라 윌슨등 화려한 출연진과 공연 진행과정,이를 즐기는 청중의 관람열기와 질서등이 모두 그랬다.
아시아 지역 최대규모의 재즈공연인 후지산 축제는 그 명칭과는달리 항구도시 요코하마(橫濱)에서 열렸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지난해까지 후지산 중턱 후모토의 산중호수에서 열렸으나 교통편등의 이유로 올해부터 개최지를 도쿄(東京)의 외곽도시 요코하마로 옮긴 것.
후지산 재즈축제는 야외공연과 실내공연의 두가지 형태로 나뉘어진행됐는데 축제란 이름에 걸맞은 것은 요코하마 항구의 린코(臨港)공원에서 열린 야외공연이었다.
돗자리를 깔고 앉은 7천여 관중들은 대부분 아이스박스에 준비해온 음식물로 허기를 때워가며 다섯시간씩 계속된 공연을 감상했다.많은 관객들은 상의를 벗어던지거나 수영복 차림으로 연주감상과 일광욕을 함께 즐겼고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 며 열광하는모습도 여러차례 연출했다.
17일 공연에는 아시아 재즈 올스타스.케빈 마호가니.블루노트올스타스등이 출연했고,특히 전 출연자들이 번갈아가며 무대에 나와 즉흥연주를 펼치는 「슈퍼잼」순서가 이날 공연의 절정을 이뤘다.한국의 테너색소폰 연주자 이정식은 아시아 재 즈 올스타스의일원으로 개량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혼신의 힘을 다한 연주로 갈채를 받았다.
여성 보컬리스트 쉐릴 린,그룹 시플러스시 뮤직 팩터리,최근 재결성한 쿨앤갱이 출연한 이튿날에는 공연열기가 더욱 가열됐다.
쿨앤갱은 『70년대 스타일의 펑키 음악들을 다시 들려주겠다』며 『셀러브레이션』등 예전의 히트곡을 연주,전관중을 일제히 일으켜 세울 정도로 흥겨운 무대를 연출했다.
인상적인 것은 거의 모든 관중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교통체증이 전혀 없었다는 점(도쿄도심에서 요코하마까지는 전철로 40분이 걸린다)과 광란에 가깝게 공연열기가 달아올랐으나 끝난 뒤에는 관객들이 완벽하게 공연장을 정돈했다는 점이었다 .
조지 벤슨.팻 매서니.카산드라 윌슨.조지 듀크등 대중적 인기가 높은 연주자들이 출연한 실내공연은 오후7시부터 근처의 요코하마 국립홀에서 열려 5천석의 객석이 연일 매진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최근 몇년째 재즈 여가수로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산드라 윌슨은 무대에 향을 피운 가운데 라틴 리듬에 맞춰 신비감이 감도는 목소리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요코하마=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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