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BMX 대표주자 서익준(26·사진) 선수는 당시 TV를 통해 경기를 보며 아쉬움을 삼켰다. 열악한 국내 환경에 출전의 꿈을 접었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익스트림스포츠 인식은 세계와 상당한 격차가 있다”며 “지원은커녕 경기장조차 없다”고 말했다. 올림픽 종목인 BMX 레이싱에서 비올림픽 종목인 BMX 파크 선수로 전향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BMX 선수가 태극마크를 다는 일은 아직 요원하다.
서익준은 대만과 중국을 거치며 BMX를 익혔다. 대만은 태국과 함께 BMX 강국이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군에 입대한 그는 자신의 미래를 BMX에 걸기로 했다. 2005년 제대 뒤 대만으로 건너가 프로팀 ‘베이스 바이크’에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시작한 사이클 경험은 단기간 기량 향상의 원동력이 됐다. 중국 한 방송사에서 주관한 BMX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가해 3개월여간 BMX 레이싱 기본을 익혔다. 하지만 레이싱 대회가 없는 현실에 파크 선수로 전향했다. 대만 대회 입상 경험으로 자신감이 생긴 그는 국내 대회에 출전해 정상에 올랐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자전거모터크로스(BMX) 레이싱 경기의 준결승 장면. 트랙에 급코너와 함께 울퉁불퉁한 언덕이 설치돼 있어 세계적인 선수들은 한 번 뛰어오를 때마다 10~12m를 날아가기도 한다. [중앙포토]
“지금은 한국에서 BMX 레이싱 선수가 없지만 여건만 조성되면 많은 선수가 나올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BMX에서 살아남으려면 보통 의지로는 부족하다는 걸 꼭 알아야 합니다.”
허진우 기자
◆자전거모터크로스(BMX)=일반 경주용 자전거보다 작은 차체 및 바퀴(20인치·경주용은 27인치)를 사용하는 자전거 타기 스포츠다. 레이싱·파크·버트·플랫 등의 세부 종목으로 나뉜다. 스피드로 겨루는 레이싱은 올림픽 정식종목이다. 트랙에 울퉁불퉁한 언덕과 급격한 코너가 설치돼 있어 짜릿함을 선사한다. 파크는 기물을 이용해 프리스타일 묘기를 선보이는 종목이고, 버트는 반원통의 경기장에서 스피드를 이용해 공중 묘기를 선보인다. 스노보드 하프파이브와 유사하다. 플랫은 평평한 마룻바닥에서 자전거를 이용해 프리스타일 묘기를 선보이는 종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