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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大 한총련 시위 현장 조사-예상밖 피해에 전쟁터 느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검찰은 23일 오전 한총련 소속 학생들의 점거농성이 벌어진 연세대 종합관.인문관및 이과대 건물에 대한 현장실황조사를 벌였다.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 전병대(全柄大).김용호(金溶浩)검사등 검찰 관계자 5명의 입회아래 오전10시30 분쯤부터 2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조사는 학생들의 폭력시위와 관련된 증거물채증과 연세대측의 피해상황에 집중됐다.
…실황조사에 나선 全검사는 이번 사태를 「8.15 난동」으로규정한뒤 『학생들의 건물 점거및 도주와 관련된 증거자료를 확보해 검찰 수사와 공판에 활용할 것』이라고 조사 취지를 설명.
金검사는 『숨진 김종희(金鍾熙.20)상경이 돌에 맞아 숨진 것은 확실하나 범행 학생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만일 범인을 가리지 못했을 경우 투석전 여부및 장소등에 대한 실황조사를 통해 관련학생 일부를 공동정범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숨진 金상경과 관련,곳곳에 쌓인 투석용 돌멩이를 집중적으로 조사.
한 검사는 학생들이 격렬하게 저항했던 6층 옥상에서 수백개의돌멩이와 어린이 머리만한 돌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큰 돌을 사람에게 던졌느냐.많이 죽으라는 얘기같은데 이건 살상용』이라고 놀라움을 표시.
…검찰은 종합관 현관앞에서 학생들이 사용한 쇠파이프와 바닥.
대리석 기둥을 깨뜨려 만든 투석용 돌멩이가 대량으로 흩어져 있자 『이것만 봐도 시위당시 돌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명백하다.부서진 기둥을 평면도에 표시하라』고 수사관에게 지시 .
또 『죽음을 불사르고 한총련을 지켜내리라』『범청학련 강화』등페인트로 쓰인 각종 구호들도 빠짐없이 촬영.현장 조사과정에서 건물 곳곳에 가라앉아 있던 최루가스가 사람들의 발길에 날리는 바람에 수사 관계자들도 재채기를 하거나 손수건으 로 눈물을 닦는등 곤욕을 치렀다.
…1시간여동안 종합관 조사를 끝낸 검사들은 『연세대측의 피해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학생들의 농성으로 대부분의 시설이 파괴돼 전쟁터에 다녀온 느낌』이라고 소감을 피력.
검사들은 그러나 『어학실습기자재.컴퓨터등 상당수 집기들이 진입한 경찰들에 의해 파손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는 일부 보도진의 말에 『경찰이 무슨 나쁜 감정이 있어 그랬겠느냐.사소한 것에 매달려 본질을 흐리게 해선 안된다』고 일 축.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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