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극복 캠페인 핑크리본] “1년 이상 모유 수유하면 예방효과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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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유방암 환자 모임인 ‘비너스회’의 중심에는 서울대학교병원 유방센터장 노동영(52·사진) 교수가 있다. 2000년 노 교수가 환자와 함께 설립한 비너스회는 유방암 환자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교육·재활·취미 활동을 함께하는 모임이다. 국내 유방암 분야 최고 권위자로 그간 7000명이 넘는 환자를 수술한 노 교수에게 유방암의 예방법과 발병 시 대처법에 대해 들어봤다.

-유방암에 걸리기 쉬운 사람이 있나.

“누구나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가족 중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가족 중 2명 이상이 폐경 전에 유방암에 걸렸다면 본인의 발병 위험은 2~4배로 높아진다. 최근에는 피임 목적이나 폐경 후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에스트로겐 약품을 5~10년 이상 복용할 경우 위험이 1.4배로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유방암은 예방이 가능한가.

“유방암은 평소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다. 일반적으로 유방암은 출산경험이 없거나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여성에게서 발생 위험이 크다. 35세 이후에 분만하는 경우에도 위험도가 2배로 커진다. 모유를 먹이면 유방암의 발생률이 낮아진다. 모유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은 모유수유를 한 경우보다 발병 위험이 1.8배 높고, 1년 이상 수유하면 예방 효과가 더 뚜렷하다. 폐경 후 체중이 10kg 이상 늘면 발병 확률이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발병 시 병원이나 의사 선택을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지만 유방암은 특히 환자의 아픈 부분을 잘 들어주고 오랜 기간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의사가 필요하다. 유방암의 치료기술은 세계적으로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의료진이나 병원의 명성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지방에도 좋은 시설과 의료진을 갖춘 병원이 많다. 이들 병원과 서울병원의 실질적인 차이는 없다. 유방암 환자는 여성이면서, 가정의 기둥인 어머니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단과 수술, 재활의 전 과정에서 의료진의 세심한 배려가 중요하다.”

-유방암을 극복하기 위해 꼭 해야 할 일을 꼽는다면.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잘 되고 생존율도 높다. 발병 사실을 알면 누구나 당황한다. 멀리 보고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많은 환자를 지켜본 결과 환자의 긍정적인 생각이 치료의 성공을 위해 정말 중요하다. ”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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