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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석SDS사장의 숨진 아들 기리는 PC편지 감동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잃은 아버지가 아들을 기리는 편지를 PC통신에 올리고,이를 본 네티즌들이 그에게 앞다퉈 위로의 전자편지를 보내는등 가상공간에 잔잔한 감동의 파문이 일고 있다.
삼성데이타시스템(SDS)남궁석(南宮晳.58.사진)사장의 외아들 훈(勳.26.고대 경영학과 3년)씨가 방학중 친구들과 어울리다 실족사(失足死)한 것은 지난 1일 새벽.南宮사장의 1남2녀중 훈씨는 둘째.
南宮사장은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을 억누르고 지난 12일 자사의 PC통신 유니텔에 「하늘나라에 먼저 간 아들에게」라는 전자우편을 띄웠다.
『꿈인가 생시인가.뺨을 한번 비틀어 꼬집어보고,벌떡 일어나 구룡산 봉우리를 바라본다.네 부모의 부덕을 자책(自責)하기엔 너무나 가혹하고,하늘의 뜻이라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아프구나.』이 편지에는 결코 잊을 수 없지만 그래도 잊어야하는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절절히 배어 있어 읽는 이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셨다.
『남궁훈,잘 가게.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가 있고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이 피어 미움과 슬픔.고통이 없는 곳 하늘나라에서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편히 쉬게나.』 南宮사장은 『하늘나라 우체국에 들러 받아보기 바란다』는 소망을 담아 이 편지를 「하늘나라 베아트리체공화국 Arira2시(市)Hoon가(街)5002」로 보냈다.Arira2와 5002는 훈씨의 PC통신 회원번호(ID)와 암호(패스워드 ).편지가 유니텔에 띄워지자 닷새만에3천건이 넘는 접속건수를 기록하면서 네티즌들이 하이텔.천리안등에 이 편지를 옮겨 게시하는등 감동의 파장이 가상공간으로 확산됐다. 또 각 통신망에는 훈씨의 명복을 빌고 南宮사장을 위로하는 전자우편이 몰려들고 있다.
『글을 읽고 눈물을 흘립니다.이 눈물의 실체가 한 청년의 죽음이 아닌 한 아버지의 숨은 사랑이라는 사실을 알고 저 또한 「나의 아버지」를 생각합니다』(상크미1.옥세미),『강한 아버님께 진심으로 위로드립니다』(shin3414.신민원 ),『용기를잃지 마세요』(narcosis.이성규)….
南宮사장은 『편지를 쓰고나니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면서 『아빠는 다시 일을 시작하겠네.이 세상의 산 사람들을 위하여』라는편지의 마지막 글귀대로 「남을 위한 삶」을 다짐했다.
편지는 유니텔(플라자 6772).천리안(나도한마디 6771).하이텔(플라자 13438).나우누리(플라자 33227)에서 볼 수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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