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전당대회 여성활약 돋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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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나흘동안 계속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단상에 오르는 연사는 모두 86명.이중 여성이 4분의1을 차지한다.그러나 이번 전당대회 기간중 여성연사들의 면모와 역할은 한층 돋보인다.
치매증으로 고생하는 남편(레이건 전대통령)을 대신해 나선 낸시 레이건 여사의 연설은 미국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전당대회를 유치한 샌디에이고시장 수잔 골딩도 여성 연사로 단상에 올랐고 30개월전 뉴저지주지사에 취임한 낙태권 옹호자 크리스 휘트먼도 인기있는 공화당 여성 지도자다.
부시 전대통령의 며느리이며 부시 텍사스주지사 부인인 로라 부시가 문맹퇴치운동을 역설했는가 하면 전유엔대사 진커크 패트릭 여사는 공화당 외교정책의 타당성을 부각시켰다.
포드.부시 전대통령의 부인이 남편 연설후 단상에 올라 열렬한호응을 받기도 했다.
여성이 단순히 공직자인 남편을 보좌하는 선을 넘어 정치 일선에 당당히 나서 가정의 가치.청소년범죄.교육.세금감면등 국민들의 공통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미국 정치의 모습이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물론 여성 유권자들의 표가 선거결과를 좌우하는 큰 변수라는 사실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낙태나 가정등의 이슈에 대해 각 정당의 정강을 유심히 살펴보고 그에 따라 지지 여부를 분명히 하는 수많은 여성유권자들의 존재가 여성정치인들 의 진출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샌디에이고=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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