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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갈수록 더한 학원교육 不法.편법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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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학원 중독증」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학원은 우리 초.중.고생들의 생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학교수업이 학생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는 탓도 있지만『나만 가만히 있으면 뒤진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학생들을 학원으로 내 모는게 우리 현실이다.자연히 학원시장 규모도 천문학적이다.한국교육개발원 추산에 따르면 우리 학부모들이 지난해 투자한 사교육비는 총 17조4천6백40억원으로 이중 과외비가 33.5%인 5조8천4백47억원에 이르고,학원비도 16%인 2 조9천억원에 달한다.중앙일보 특별취재반이 긴급 진단한 결과 학원가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불법 고액 수강료가 여전히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무자격 강사 고용.허위 과대광고.파행적인 수강생 유치등 새로운 양태의 불법.편법이 판치고 있는 것 으로 드러났다. ◇불법 고액과외=서울 강남의 H보습학원 수강생은 겨우 10여명 남짓.과목당 월 수강료 상한액이 5만1천5백원임을 감안하면 임대료도 모자랄 것 같은데 운영이 잘 되고 있다.이 학원은명칭만 보습학원일 뿐 실제로는 「소수정예반」이라는 이름으로 고액 그룹과외를 하면서 학생들로부터 웃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H학원은 교육청에 단과반 월 수강료를 과목당 4만8천5백원으로 신고해 놓고 무려 7배나 많은 30만원을,J속셈학원은 과목당 5만원으로 신고 하고 50만~1백20만원까지 받아오다 적발돼 올해초 폐원조치되기도 했다.
수강생이 희망 과목만 들을수 있는 단과반에서 각각 4과목씩 있는 사회.과학 탐구 과목을 묶은 「패키지」강좌를 개설,강제로2~4개 과목을 듣도록 한 것도 고액수강료 징수를 위한 편법 사례.서울강남구일원동 S학원 강사 Y(25)씨는 『상당수 학원들이 패키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보습학원은 국.영.수를 기본으로 하고 사회.탐구 과목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고말했다. ◇허위.과대광고=서울 홍익대 부근 S학원은 광고전단에서 『고등학교부 원장이 명문 S대 영문과를 졸업한 뛰어난 강사』로 소개했지만 이 학원 강사였던 金모(24.여)씨는 『실상은강원도 K대 졸업생』이라고 증언했다.
서울 서초동 Y학원은 지난달 여름방학을 앞두고 중학교 1.2.3학년 종합반 수강생을 모집하면서 국어.영어.수학.과학외에 논술과 사회과목도 강의한다고 선전했으나 정작 논술.사회과목은 강의하지 않아 수강생들의 반발을 샀다.학원측은 『 다른 과목과섞어서 가르친다』고 밝혔다.
입시가 끝난후 자기 학원 출신 명문대 진학자 명단을 만들면서자기 학원 출신이 아닌 학생의 이름을 마구 집어넣는 것도 학원가의 고질적인 과대광고 수법.학원 강사 Y씨는 『명문대 입학생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야 학생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자격 강사=학원강사는 교사자격증이나 관련분야 학사학위가 있어야 할 수 있다.그러나 학원가에선 아르바이트로 나선 「무자격」 대학생 강사를 찾아보기가 어렵지 않다.
지난해 경기도하남시 H학원에서 학원강사를 했던 李모(25.S대4)씨는 『대학 취업안내실에 가 보면 방학을 앞두고 강사를 구하는 안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서울마포구 S학원은 자기 학원 출신인 대학생을 과학과목 교사로 채용하기도 했다.
이달 서울 서대문.은평지역 생활정보 신문에 학원강사 초빙 광고를 낸 30여개 학원가운데 대학졸업자만 가능하다고 명시한 학원은 3개에 불과했으며 일부 학원을 전화 확인한 결과 모두 강사 경험 유무만을 물을뿐 자격 유무는 확인하지 않 았다.더욱이3개 학원은 아예 「졸업예정자 가능,대재 학생가」등으로 표기했다.학원강사 黃모(27.여)씨는 『유능한 강사 한 사람에 대학생 강사들을 붙여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보수가 적은 대학생 강사를 구하면 기존 대학생 강 사에게는 말도 없이 수강생들에게 강사가 바뀌었다고 슬쩍 흘린 뒤 기존 강사를 해고하는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서울강남구의 S학원 강사 金모(24.여)씨는 『대학생 강사를채용한뒤 교육청 단속이 있는 날에는 출근하지 말라고 미리 알려준뒤 그날 급료는 주지 않는 학원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강남구의 또 다른 S학원 강사 梁모(25)씨는 『보습학원이 급증하면서 전공자가 적은 사회.과학과목이나 인기가 낮은 중등반등의 경우 경험.자격 여부에 관계없이 숫자 채우기에 급급한실정』이라며 『내실있는 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언 감생심』이라고말했다. ◇편법 학생 유치=서울 강남의 K학원 강사는『일부 학원들은 친분 관계에 있는 교사들을 통해 학생을 유치한후 향응제공.수수료 지급등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여름방학전에는 서울 강남 Y중학교의 일부 교사들이 수업도중 은연중에 특정 학원을 지정,『그 학원이 잘 가르치니 수업보충이 필요한 학생은 한번 가보라』는 식으로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떤 학원은 학원비를 받지 않는 대신 학생들에게 친구들을유치해올 것을 권유하고 있으며 서울 서초동 H학원은 선전원을 주변 주택가에 보내 유치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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