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 밤이면 미국 증시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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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금융 위기의 충격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주식값이 급락하자 이를 사들이려는 국내 투자자의 심야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24일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에 실시간 야간 주문을 전달하는 나이트 데스크로 들어온 주문이 평소 하루 평균 100건 정도에서 지난주 후반 이후 500건으로 늘어났다.

나이트 데스크는 미국 주식 주문 전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별도로 밤 10시~새벽 2시에 오프라인 주문을 위해 가동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국내에서 HTS를 통해 투자자가 직접 미국 증시와 연결해 주식 거래를 할 수도 있지만 절차가 복잡해 전문 지식이 없는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나이트 데스크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 국내 투자자가 주로 공략하는 종목은 금융 위기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은 금융주로 파악됐다. 내재가치보다 낙폭이 과도한 만큼 지금이 헐값에 매수할 적기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AIG주가는 지난 2일 (현지시간) 21.96달러였으나 22일에는 4.72달러로 추락했고, 모건스탠리도 41.30달러에서 27.09달러로 내려앉았다.

실제 AIG를 사달라는 주문이 하루 30건 이상으로 늘어난 것을 비롯해 메릴린치와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위기설의 중심에 있는 금융회사 주식을 사겠다는 주문이 크게 늘었다고 굿모닝신한증권이 전했다. 특히 AIG는 22~23일 이틀간 주문·문의 전화가 199건에 달했고, 개중에는 국내 AIG 임직원들의 문의도 상당수 포함돼 나이트 데스크 담당 직원들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나이트 데스크로 접수된 문의는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전반적 전망보다는 개별 종목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고 싶어하는 경향이 뚜렷했으며 리먼브러더스나 AIG 등에 대한 자료 요구도 늘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우석 해외주식팀장은 “미국 금융시장이 공황에 빠지면서 금융주들이 과매도권에 접어들자 펀드 가입보다는 직접 주식을 사두려는 투자자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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