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庫상품 수출 짭짤한 실적-전문 무역업체만 3천여곳 성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최근 내리막 경기와 수출부진등으로 제조업체들의 재고가 쌓이면서 이들 재고상품을 해외시장에 내다 파는 전문무역업체들이 성업중이다.이들 무역업체들은 갑자기 해외 바이어들이 발길을 끊어 판로가 막힌 중소업체들은 물론 도산기업들의 상품까 지 취급해 짭짤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 81년 설립돼 국내 무역업체들과 해외의 한국인 무역상들을 연결해주고 있는 해외한인무역협회가 추산하고 있는 국내 재고전문무역상은 영세업체들까지 합쳐 지난해말 기준으로 무려 3천여개. 해외한인무역협회 김승만(金承晩)본부장은 7일 『재고상품을수출할 해외 바이어를 소개해 달라는 무역업체들의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수십건씩 걸려온다』며 『특히 최근 수출에 비상이 걸리면서 이같은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이를 반영 해 지난해4월 10여개의 재고전문 무역업체들이 재고상품시장을 체계적으로연결하기 위해 발족한 「재고상품유통협의회」회원수도 올들어 최근까지 40여업체로 늘었다.연말께엔 1백여 업체에 이를 전망이다.이들 재고전문 무역업체들은 재고상품 의 특성상 일반 오퍼상들처럼 수수료를 받는 방식보다 현금을 주고 물건을 구입한뒤 일정액의 이윤을 붙여 다시 수출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러나 현금결제로 정상가격의 10~20%선에서 도산위기에 처한 업체들의 상품을 사들여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되파는 소위 「나카마」들과는 구분된다는 것.
재고전문업체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재고상품 구입가는 정상가의 40%선.여기에 20~30%의 이윤을 붙여 수출하는게 일반적인관례다. 취급품목은 마케팅에 실패한 아이디어상품에서 생활용품.
기계중장비에 이르기까지 제한을 두지 않는다.재고전문업체들은 서로 교환한 재고상품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해 PC통신.인터네트.음성자동응답시스템(ARS)등을 이용해 수출선을 찾기도 한다 .또과거 미국에 집중돼 있던 재고상품의 수출지역도 최근 유럽연합(EU)지역등으로 다변화되는 추세다.
신발생산업체인 P산업 鄭모사장은 『지난 4월 미국 바이어가 발길을 끊어 재고가 된 조깅화 1만족을 수출가의 45%정도에 재고전문 무역업체에 넘겨 부도위기를 넘겼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