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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비언 삶 전격 TV공개-10일'송지나의 취재파일'방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컴 투게더」(연세대),「사람과 사람」(고려대),「끼리끼리」(여성 동성애자 모임)….
지난해부터 동성애자들의 모임이 사회에 속속 공개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레스비언(여성 동성애자)이 당당하게 TV에 출연,자신의 삶을 전격 공개한다.
10일 방송되는 SBS『송지나의 취재파일-세상속으로』(밤10시55분)에는 3명의 레스비언이 얼굴을 공개한 가운데 자신의 일과 생활을 밝힐 예정.부제는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레스비언」. 국내에서 레스비언이 방송을 통해 「커밍 아웃」(공개적으로동성애자임을 밝히는 것)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들의 방송출연이 파문과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가장 먼저 커밍 아웃하는 주인공은 94년 결성된 국내 최초의레스비언 모임인 「끼리끼리」의 회장 전해성(가명.29)씨.동성애가 공론화되지 않아 동성애자의 방송 출연이 다소 위험을 안고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커밍 아웃에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끈다. 전씨는 『현재도 절망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동성애자에게 그것이 결코 성도착증이나 정신병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선택임을 얘기해주고 싶어 TV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모 증권회사에 재직중인 김은하(가명.27)씨와 재미교포 이주현(가명.23)씨도 출연해 각각 자신의 삶을 공개할예정. 그러나 이날 방송은 그들의 일상생활을 공개하되 가족의 신원 보호와 아직까지 그들이 가족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점등을감안,가족생활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친 것으로 알려졌다.방송에는또 이들 3명 외에도 그들의 「연인」인 여자 친구들 도 함께 출연한다.그러나 신원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에 따라 그들은화면에서 부분 공개로 처리된다.
기획.연출을 맡은 유상우PD는 『국내 동성애자 숫자가 4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고정관념은 이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은 동성애를 음란.변태.에이즈등과 동일시하는 왜곡된 시각대신 보다 객 관적인 시각으로 동성애에 대한 담론(談論)을 제기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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