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학표.이휘재.박철 등 FD들 연기자변신 성공 사례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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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무대 진행자에서 연기자로.
촬영현장에서 연출자를 보조해 장비확인.촬영준비.장소섭외등을 맡는 FD(무대 진행자.Floor Director)들의 연기자변신이 늘고 있다.홍학표.박철.이휘재는 이미 연기자로서 확실한기반을 다진 스타의 대열에 올라섰고,여기에 현 재 SBS의 『자전거를 타는 여자』에 출연하고 있는 이해영이 FD출신 연기자대열에 합류했다.지금까지 제작 일선 FD들이 연기자로 변신한 방법은 크게 두가지.처음부터 드라마에 뛰어든 경우와 코미디 프로에서 연기력을 쌓은 뒤 드라마에 출연한 경우다.
홍학표.박철은 드라마로 데뷔한 대표적인 사례.이해영도 마찬가지다.반면 이휘재는 코미디 프로를 통해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단역이지만 김춘호.최명민등도 코미디 프로에 출연하는 FD출신 연기자들이다.
연기력이 필요한 드라마의 성격상 이들 FD출신 연기자들은 대체로 연극영화과 출신.당연히 평소 연기에 관심을 가져온 사람들이다.『자전거를 타는 여자』에서 신구의 막내딸 남자친구이자 토스트 장수인 장홍일로 나오는 이해영은 『서울예전 재학때부터 기회가 되면 연기생활을 할 작정이었다』고 밝힌다.
홍학표는 동국대 연극영화과 시절 MBC에서 FD생활을 하던 중 눈에 띄어 졸업후 연기자로 데뷔했다.베스트극장 『샴푸의 요정』에서 채시라의 상대역으로 등장,단숨에 유명해졌다.서울예전을졸업한 박철도 MBC의 드라마 FD로 활동하다가 『우리들의 천국』에서 변신에 성공했다.
MBC의 『일요일 일요일밤에』는 FD출신 개그맨을 양산한 대표적인 창구.예능프로 FD였던 이휘재가 여기를 통해 부동의 인기인으로 자리를 굳혔으며,MBC 코미디에 감초격으로 등장하는 김춘호도 이미 시청자들에겐 익숙한 얼굴이다.이 프 로에 간간이출연하는 최명민도 원래 FD출신이다.
이들은 대본보다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이 더욱 필요한 코미디 촬영현장에서 임시방편으로 단역을 맡다가 전문 연기자로 발탁되는행운을 누렸다.
FD출신 연기자들의 등장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프로그램의 전체 흐름을 잘 알고 있는 FD가 엑스트라보다 PD가 요구하는 연기를 빨리 알아낸다.더욱이 출연자들과의 호흡도 더 쉽게맞추는 이점도 있다』고 송창의(MBC TV제작국 예능1팀)부장은 설명한다.
이때문에 보수적인 KBS조차 FD의 연기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현재 KBS에서 FD가 출연하는 프로는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슈퍼선데이』『TV인생극장』『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등 코미디와 드라마를 망라한다.게다가 PD까지 직접 연기에 나서기도 한다.『코미디 세상만사』에서 개그연기를 하는 이승면PD는 『제작진이 연기할 땐 촬영이 더 편하고 시청자에게 신선감을 주기도 한다』고 밝힌다.
그동안 화면 속에 등장한 FD중 스타로 큰 이들은 극소수다.
『시청자들의 검증을 받으려면 「끼」와 연기력이 필수조건』이라는지적이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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