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내 생각은…

장애인 고용이 경제에 활력 줄 수 있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한다. 어떻게 얼마나 나쁜지는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오르는 것은 물가, 대출이자, 환율이고 내리는 것은 주가, 취업률, 소득인 걸 보면 어렵긴 어려운가 보다. 더구나 대외적 경제 상황마저 최악이라 하니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민들의 희망을 받아 안고 출범한 현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을 듯하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모든 사람이 고통을 받지만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 계층에 피해가 집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 중 하나가 일자리 문제다. 장애인의 실업률은 통상 비장애인에 비해 6배 이상 높을뿐더러, 임금이나 처우 면에서도 매우 열악하다. 그나마 취업 기회를 얻지 못한 장애인의 다수는 아예 구직을 포기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부의 각종 장애인 고용 장려책과 몇몇 선도적 기업의 장애인 고용에 힘입어 일부 상황이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기도 했으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한계에 부닥치고 있어 추가적인 보완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지금처럼 일자리가 부족하고, 수많은 비장애인 청년실업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장애인의 고용을 말하는 것은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심적으로는 안됐으나 보다 능력을 갖춘 인력에 기회를 부여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시선을 멀리 두면 상황은 달라진다. 당장은 경기 불황으로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으나, 그보다 더 큰 근본적 변화인 인구 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분석에 따르면 2018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에는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2050년에는 38%까지 육박하게 된다고 한다. 출산율 저하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인력이 급격히 줄어들어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다. 언젠가 도래할 인력 부족 시대에, 능력과 열정을 갖춘 장애인 인력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소중한 인적자원의 한 축이 될 수밖에 없다.

장애인 고용을 의무사항이나 단순한 선행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불황기에 장기적 투자를 한 기업만이 호황기에 수익을 올릴 수 있듯, 지금 장애인 고용에 투자하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은 향후 국가경제의 활력으로 돌아올 것이다.

심상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