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자형 다리 인공관절 수술로 ‘맞춤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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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사례=김종례(76) 할머니는 전형적인 O자형 다리다. 걸을 때마다 통증이 심해 바깥 나들이를 전혀 하지 못하고, 최근엔 진통제와 주사를 맞으며 생활했다. X선 사진을 보니 왼쪽 무릎 연골이 다 닳아 무릎뼈가 달라붙어 있는 퇴행성 관절염 말기였다. 더 이상 통증과 함께 살고 싶지 않았던 김 할머니는 수술을 결심했다. 올 4월 왼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고, 3일 후 보조대를 짚고 걷기 시작했다. 지금은 걸어 다니거나 무릎을 구부리는 데도 큰 불편이 없다. 수술을 집도한 김상훈 과장은 “수술 전 환자의 관절모양과 연부조직을 정확히 진단하고, 최소절개술과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주변 근육 손상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일과 자녀 교육으로부터 해방된 ‘골든 세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골든 세대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이들의 삶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삶의 질에 가장 중요한 요건인 건강수준이 떨어지기 때문. 특히 골관절질환은 노년의 삶을 불행하게 한다. 몸이 불편해 행동반경이 좁아지면서 심신의 건강이 극도로 위축되는 것이다. 중앙일보 건강팀과 힘찬병원이 함께 펼치는 ‘세대별 관절질환, 이렇게 극복하자’ 캠페인 마지막 주제는 60대 이후 가장 많이 고통을 호소하는 퇴행성관절염과 척추관협착증, 노인 골절이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오랜 세월 반복적으로 무릎 관절을 사용하면 연골이 닳고, 표면도 거칠어진다. 또 부서진 연골조각이 활액 속을 떠다니면서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한다.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 연골의 보호를 받지 못한 뼈의 끝은 가시처럼 뾰족하게 자라면서 주변 힘줄이나 인대·관절낭 등을 찔러 통증과 염증을 일으킨다. 결국 다리 모양도 O자로 변하고, 통증이 심해 제대로 움직이기 힘든 지경에 이른다.

▶치료=연골이 많이 닳아 뼈와 뼈가 거의 붙어 있는 상태라면 인공관절 수술이 최선의 치료다. 손상된 무릎 관절뼈를 제거하고, 특수 금속과 플라스틱 재질로 된 인공관절을 삽입해 정상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수술이다. 최근 최소절개술을 이용해 절개 부위가 크게 줄었다. 기존의 절반 수준인 8~11㎝에 불과하기 때문에 출혈이나 통증·흉터·감염의 문제를 개선했다.

인공관절 수술도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다. 사람마다 다른 신체적 특성을 고려하는 것. 예컨대 운동을 많이 하거나, 활동적인 사람에게 적당한 고굴곡형,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세라믹형, 남성보다 관절 크기가 작은 여성을 위한 여성용 인공관절이 있다.

최소절개술이나 맞춤 인공관절은 첨단 기술인 내비게이션을 활용한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GPS 위치추적 시스템을 인공관절 수술에 응용한 것으로 시술 부위의 위치·각도의 오차를 줄인다. 오차범위를 자동분석해 절개부위를 정확히 짚어내므로 보다 정밀한 시술이 가능해졌다.

◆척추관협착증=대표적인 증상은 다리가 저리거나 땅기는 것이다. 심해지면 걷기 힘들고, 감각이 마비되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원인은 척추의 노화. 대부분 척추뼈와 뼈 사이의 추간판이 노화로 인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며 척추관이 좁아진다. 또 척추뼈에 붙은 인대가 두꺼워져 이것이 신경을 눌러 척추관협착증이 생긴다.

▶치료=신경감압술·현미경 레이저 수술이 대표적이다. 신경감압술은 척추 신경을 풀어주는 최소침습 수술로 만족도가 높아 널리 시술되고 있다. 현미경 레이저 수술은 환부를 1.5~2㎝만 절개한 뒤 수술용 펀치를 이용해 척추뼈 사이로 들어가 신경을 누르는 뼈를 살짝 긁어내는 방법이다.

최근 척추 수술은 부분마취와 짧아진 수술 시간, 간단해진 수술로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노인층의 수술 부담이 많이 줄었다.

◆노인 골절=낙상에 의한 노인 골절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합병증에 의한 사망으로 이어진다. 가장 큰 원인은 골다공증이다. 자각 증상이 전혀 없어 뼈가 부러진 뒤에야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약해진 뼈가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되며, 가장 많은 골절 부위는 손목이다. 미끄러져 넘어지는 방향에 따라 엉덩이 관절 부위와 척추에도 압박 골절이 발생한다. 골절은 빠른 시일 내 회복하지 않으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폐렴· 욕창 등 합병증이 생겨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치료=고관절에 뼈·연골 파괴와 변형이 일어난 경우 해당 부분을 금속이나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인공관절로 바꾸어 준다. 통증을 제거하고 관절 기능을 정상적으로 만들어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 척추압박 골절은 골시멘트를 이용해 간단하게 시술한다. 시술 후 통증도 소실되고, 회복도 빨라 당일 퇴원할 수 있다.

정리=고종관 기자

◆자료·도움말=부평힘찬병원 관절클리닉 김상훈 과장, 인천힘찬병원 척추클리닉 김승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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