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利내리게 가계대출 줄여라 시중은행들 일제히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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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가계대출 문제를 놓고 정부.은행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라』는 재정경제원의 지시가 내려지자 한국은행이 공감의 뜻을 밝힌 반면 시중은행들은 전에 없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나선 것이다.
재경원은 29일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신탁부장회의를 열고 8월부터 매월 신탁가계대출 총액을 전월 신탁증가액의 30% 이내로 억제하도록 지시했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최근 실세금리가 계속 올라가고있는 것은 은행들이 예대마진만 노려 가계대출에 자산운용을 집중하고 회사채등 유가증권투자에는 등을 돌린 탓도 크다』고 지적하고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회사채구입을 늘려 금리 하락 유도정책에 협조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시중은행들은 그러나 ▶대출을억제하면 수익확보를 위해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해 오히려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고▶외국은행들은 그대로 둔 채 시중은행에만 재갈을 물리는 것은 불공평하며▶ 은행에서 외면당한 서민들은할부금융회사.사채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서민피해가 늘어난다는점등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은행들은 수탁규모를 늘리기 위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결국 시중금리 상승이 유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은측은 『6월말 현재 총대출금중 가계대출 비중이 27%를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에 비해 무려 2배이상 늘어난 상태』라며 『소비를 줄이고 유가증권투자를 유도해 금리를끌어내리기 위해서는 가계대출 억제가 필수적』이라 고 진단했다.
한편 재경원은 지난 1~4월에는 신탁자금증가분의 8.5%만이가계대출에 쓰여졌던 것이 5~6월에는 57.1%로 높아졌으므로감축노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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