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일간 연말 집단 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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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삼성전자가 연말연시에 열흘 정도 휴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성탄절 전후부터 이듬해 1월 초까지 임직원들에게 휴가를 주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는 지난해의 경우 금요일인 12월 28일 종무식을 하고 올 1월 1일까지 나흘간 쉬었다.

삼성전자가 연말에 1주일 이상 쉴 경우 삼성의 다른 계열사는 물론 여타 대기업들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당수 해외 대기업들이 시행하는 연말연시 긴 휴무를 한번 도입해 보자는 구상 단계이고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연말연시 휴가는 임직원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충분히 주는 한편, 연월차를 소진케 함으로써 인건비 절감 효과를 기할 수 있다. 직원이 8만 명에 달하는 이 회사가 1인당 하루치 연월차 수당을 10만원씩만 줄여도 100억원 가까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유럽과 북미의 거래업체들이 성탄절부터 연초까지 길게 쉬는 경우가 많아 출근을 해도 해외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연말 장기휴무는 이 밖에 경기침체와 관련 있다는 분석이 있다. 재고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공장을 열심히 돌려봐야 실익이 적다는 것이다.

다만 연말연시 휴무가 실현돼도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은 쉼 없이 가동해 휴무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 기흥의 반도체 라인과 충남 탕정의 LCD 라인은 올 추석 연휴에 정상 가동했다. 한번 라인을 멈췄다 돌리는 데 며칠이 걸려 함부로 세우기 힘들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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