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는 그민족 역사의 중심축-조동일교수 최근저서서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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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민족간의 문화적 갈등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민족문화의 핵심인 문학사를 역사의 중심축으로 봐야 한다.또 문학연구에서는 철학과 문학과의 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 끊임없이 문학연구의 지평을 넓혀온 조동일(趙東一.57.사진)서울대 교수가 최근 한국문학과 한국철학과의 관계를 밝힌 『한국의 문학사와 철학사』를 펴냈다(지식산업사刊).이 책은 한국문학과 외국문학과의 관계를 조명한 『세계문학사의 허실 』에 이어 한국문학 연구의 영역확대를 일단락짓는 저작이다.
趙교수는 먼저 한국문학연구가 철학과 따로 떨어지게 된 배경을서양문화와 사상의 이식에서 찾고 있다.일제 침략으로 전통문화가파괴되고 서양문화가 급속도로 이식된데다 해방후 강단에 선 학자들마저 새로운 전통을 세우지 못하고 비판풍토까 지 질식되는 바람에 문학연구가 겉돌게 됐다는 지적이다.
趙교수는 의상(義湘).원효(元曉)의 문학이론에서부터 이인로(李仁老).이규보(李奎報)의 시론,이이(李珥)의 문학사상,박지원(朴趾源).최한기(崔漢紀)등의 문학세계를 통해 문학이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저자의 한국문학연구의 열 정이 가장 돋보이는 글은 「생극론(生克論)의 역사철학 정립을 위한 기본구상」.趙교수는 노사(勞使).도농(都農).남북분단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철학으로 서경덕(徐敬德)의 생극론(生克論)을 제시하고 있다.그에 따르면 생극론의 「생」은 닫힌 가운데의 변화이고,「극」은 열린 가운데의 변화여서 생과 극은 서로 다르면서도 서로를 필요로 하고 둘이면서 하나라는 것이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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