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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소식>"장하다 순희야" 한국관중도 환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국제대회로는 처음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북한의 계순희(16.모란봉고등중 5년)가 일본 유도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는 다무라료코를 꺾고 금메달을 따내자 북한 선수단 관계자들은 『만세,만세』『순희가 살려줬다』『장하다,순희야』를 연발하 며 기뻐서 어쩔줄 모르는 모습.
이날 경기장에는 한국의 김종원이 남자 60㎏급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탓에 한국응원단은 별로 없었으나 남아 있던 한국 유도팀관계자들과 일부 한국인 관중들은 계순희에게 열띤 응원을 보내며우승이 확정되자 태극기를 흔들어 환호.
…북한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계순희는 한국기자들에게 둘러싸인채 가진 인터뷰에서 너무 감격한 탓인지 눈물을 글썽이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다 『너무 너무 기뻐 말이 제대로 안나온다』면서 계속 울먹이는 모습.
계순희는 시상식에서 금메달이 수여될 때까지만해도 웃음을 짓는여유를 보였으나 인공기가 게양되며 북한국가가 연주되자 눈물을 펑펑 쏟아 10대 소녀의 감수성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북한의 계순희에게 져 여자유도 48㎏급에서 은메달에 머무른일본의 다무라 료코(21)는 「예상치 못한」 복병에게 패한 충격이 큰듯 경기가 끝난뒤 3시간이 지나서야 가진 인터뷰에서 『오직 금메달만을 바라며 맹훈련한 지난 4년은 너 무 짧았는데 2000년 시드니올림픽까지 남은 4년은 너무 길게 느껴진다』고아쉬움을 표시.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결승전에서 패한 이후 84연승을 달려금메달이 유력시됐던 다무라는 계순희에 대해 『어린 선수같지 않게 힘이 무척 세고 기세가 넘쳤다』고 평가.
…북한선수단이 26일 저녁(한국시간 27일 오전) 애틀랜타 시내 매리어트 노스센트럴호텔에서 한국교민대표들을 초청,만찬을 열었다. 장웅 올림픽위원회 서기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선임을 축하하고 애틀랜타 동포들의 협조에 감사하는 뜻으로마련된 만찬에는 북측에서 장웅 IOC위원과 한인근 선수단장등 20여명이 참석했고 교민측에서는 이승남 애틀랜타한인회장 과 임창빈 전남동부무역협회장,교회협의회 관계자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흰색 캐주얼복장으로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게 헤드테이블에 나온 장웅 IOC위원은 『일을 하다 급히 오느라 정장을 하지 못했다』고 사과하고 『분단 50년을 맞고 있는 지금 같은 민족이 이국땅에서 한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니 감격스럽다 』고 말해박수를 받았다.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80년대 미국 육상의 간판스타 칼 루이스(35)는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다』고 소감을 피력.노장 루이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멀리뛰기 종목만출전 자격을 획득한 것을 의식한듯 『그전과는 모 든 것이 상당히 달라졌다』고 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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