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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국산자동차 인도네시아서 '이름값'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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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요즘 한국자동차가 화제다.한국 자동차업체인 기아의 세피아 모델이 인도네시아 국민차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3월 기아와 손을 잡은 TPN사를 국민차 주관사로 선정하고 3년간 일체의 수입관세와 특소세를 면제하는 파격적 특혜를 부여했다.
TPN사는 한국에서 생산된 세피아 승용차를 들여와 「티모르」란 고유브랜드를 붙여 국민차로 독점판매하게 된다.인도네시아에서생산된 부품의 사용비율을 20%에서 출발,매년 20%씩 늘려 최종적으로 완성차의 국내 생산을 이룩한다는 조건 이 붙어 있다.초년도의 경우 4만5천대가 한국에서 생산.수입돼 동급차량 가격의 50%수준으로 시판될 예정이다.면세혜택 때문에 값이 절반이하로 크게 떨어졌다.인도네시아 전체 자동차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에 초비상이 걸 렸다.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한국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괄목할 만하다.69년 원목사업으로 처음 진출한 K그룹의 경우 합판.제지.신발.부동산.건설.컨테이너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종업원만 2만3천명을 거 느린 인도네시아 굴지의 현지그룹으로 성장했다.현재 인도네시아에는 1만6천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인도네시아에 와보면 한국 기업인들의 억척스러운 세계화노력을 실감케 된다.
한국 기업인들은 이미 몸으로 세계화를 실천하고 있다.그러나 아직 우리의 외교역량이 그 정도까지 갔다고 보기는 어렵다.코앞의 현안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 탓일 수도 있겠지만다양한 국제문제에도 골고루 관심을 기울이며 목소 리를 낼 줄 아는 외교적 적극성이 아쉬운 느낌이다.
[자카르타에서] 배명복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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