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第 올림픽 클린턴에 惡材-올림픽과 미국 大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 대선과 올림픽은 4년마다 같은 해에 치러진다.더구나 올림픽이 미국에서 열리는 경우 어떤식으로든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애틀랜타올림픽은 미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일단 현직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당시에도 재선을 준비하던 레이건 대통령에게 올림픽은 호재였다고 마이클 디버 당시 백악관 비서실차장이 회고한바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역시 수많은 미국인이 지켜보는 올림픽 개막행사에서 개회선언을 했다.또 과거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출전 미국팀 선수를 모아놓고 선수단을 격려했다.「건강한」이미지가 부각된 셈이다.
클린턴 진영은 이에대해 현직 대통령의 당연한 역할이 아니냐는입장이다.올림픽행사와 국내정치는 별개라는 얘기다.그러나 올해 미 대선에는 2주일동안의 올림픽기간이 공화당 후보인 봅 도울 진영에 호기(好機)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는 애틀랜타의 교통 대혼란과 방송사고.행사준비 소홀등이 겹쳐 정부에 대한 불평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돌 후보측은 지난 2개월동안 낙태.흡연.흑인단체(NAACP)로부터의 연설요청 거부등과 관련된 집중포화에서 자연스럽게 전열을 정비할 기회로 올림픽기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계산도나왔다. 사실 도울후보측은 그동안 언론의 「물고늘어지기」에 따라 자신의 구상과 정치력을 과시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클린턴대통령과는 유권자 인기도가 20% 정도나 벌어졌다.따라서 도울후보측은 유권자의 관심이 올림픽으로 옮겨간사이에 선거진용과 전략을 재정비하고 다음달초 공화당 전당대회를계기로 「본게임」에 나선다는 작전을 세웠다.도 울후보측이 자연스럽게 찾아온 휴전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두고 볼 문제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