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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드라마만 방영하나?” CCTV “시청률 좋아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월 10일자 중국 현대쾌보 15면

“제발, 다른 것 좀 틀어줘요!”
지난 10일 장쑤(江蘇)성에서 발행되는 현대쾌보(現代快報)의 15면(사진) 톱기사 제목이다. 이 기사의 내용은 중국중앙방송의 드라마 채널 CCTV-8 이 저녁 황금 시간대에 방송하는 드라마가 모두 한국드라마 일색이자, 참다 못한 중국 네티즌들이 ‘한국 드라마 채널’로 방송국 이름을 바꾸라고 건의했다는 것이었다. 현대쾌보는 신화통신사가 장쑤성에서 발간하는 도시보(都市報)로 발행부수 100만부에 400만 독자를 갖고있는 중국 신문업계의 다크호스다. 이 기사의 반향은 컸다. 중국 대형 포털 왕이(網易)에 실린 이 기사에는 18일 현재까지 댓글이 1357건이나 붙을 정도로 네티즌들의 반향은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일부 네티즌들의 주문에 대한 CCTV의 '한국드라마 고수' 태도는 단호했다. 현대쾌보의 기사가 나간 10일 오후 상하이의 인터넷 뉴스포털 신민망(新民網) 기자가 CCTV-8의 프로그램 편성 실무자를 찾았다. 프로그램을 바꿀 계획이 있느냐는 신민망 기자의 질문에 CCTV-8 편성 실무자는 현재 "방송되는 한국드라마는 대부분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어 방영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실무자는 또 "네티즌들이 CCTV-8의 '해외극장' 시간에 방영되는 드라마가 모두 한국드라마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한 뒤 "한국드라마는 그 줄거리와 문화 배경이 중국과 비슷해 시청자들의 반응이 많고, 또 시청률도 매우 좋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이같은 내용은 신민망에 “CCTV 답변: 한국드라마 시청률 좋아…바꿀 계획 없다”는 제목으로 실렸다.

한편 이 기사가 첫 보도된 지 일주일이 지난 18일 오전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인터넷 사이트인 인민망은 이 소식을 인민망의 메인 화면에 주요 기사로 올렸다. 이미 일주일이 지난 내용을 인민망이 다시 보도한 것은 중국의 일부 지방 언론이 네티즌의 말을 빌려 근거 없는 혐한(嫌韓) 감정을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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