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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문화체험>대학로 사이버파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만남.5천년 역사의 우리 문화와 지구촌을 한 울타리로 묶어낸 인터네트가 함께 만났다.대학로 사이버파크의 탄생을 축하하는 난장 페스티벌이 개막된 지난 16일 대학로 한켠 작은 공간에는 주인인 스튜디오 메타,사물 놀이 한울림,난장 커뮤니케이션스등 우리 문화의 첨병들을 축하하러온 하객들로 종일 분주했다.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이 지키는 입구를 지나 계단식 관중석과 마루로 이어지는 자그마한 야외공연장을 통과하면 정면에 사이버 파크가 나타난다.이곳은 바로 올 한햇동안 전세계 60여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중인 제1회 인터네트 세계박람회 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정보엑스포 공공시설이다.
『내 다시 초등학교 1학년이 된 기분으로 열심히 배워볼라요.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로 유명한 인간문화재 박동진 명창이 「인터네트를 통한 우리 문화의 지구촌 보급」이라는 주제의 멀티미디어 시연회를 보고 난 소감이다.
사이버파크 안에는 고속전송망에 연결된 8대의 PC와 멀티미디어 서버를 통해 중.고.대학생에서부터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온 고사리손들이 인터네트상에 개설된 세계 각국의 정보엑스포 전시관을 누비며 그 나라의 문화.역사.사회.과학에 관한 정보사냥에 한창이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던가.삼성그룹의 주제전시관(http://samsung.expo.or.kr)에 들어가 보았다.「상생(相生)」에는 한민족의 종교와 선비.태극사상을 담은 정보와 석굴암.종묘.팔만대장경등 유네스코가 세 계문화재로 지정한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사진자료가 전시돼 있었다.
또 「난장(亂場)」메뉴에는 우리 민족의 의.식.주와 관련된 생활문화 정보들과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같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우리의 공연예술 정보들이 담겨 있다.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치밀한 구성과 예술성이 뛰어난 시각자료로 정리돼 있었다.
곁에서 메뉴소개를 해준 난장 커뮤니케이션스의 이선철 대표는 『앞으로 대학로 사이버파크에서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인터네트 교육,가상문화촌의 운영및 문화예술단체의 인터네트 홈페이지 구축도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바깥이 소란해 내다보니 야외공연장에서 김덕수씨가 이끄는 한울림예술단이 삼도농악을 흥겹게 울려대고 있었다.
곧이어 예부터 새 성을 쌓을 때마다 벌였다는 성주굿의 일종인서울 새남굿판이 장장 세시간 동안 신명나게 펼쳐졌다.새남굿판이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후 처음 갖는 공식공연이라는 김덕수씨의 설명에 객석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난장 페스티벌의 둘쨋날이자 제헌절이었던 17일.오후2시부터 밤9시까지 야외공연이 진행됐다.전날 열심히 드린 새남굿 덕분인지 아침까지 내리던 장마비는 공연직전 말끔히 개었다.
둘쨋날 공연은 순수 아마추어 동호회인 봉천놀이마당팀과 서대문구민회관 사물팀의 좌도농악.영남농악으로 시작됐다.
작고한 인간문화재 향사 박귀희 선생 제자들의 가야금 병탄과 메나리합주단의 대금산조,시나위,피리.해금 병주에 이르러 고조되기 시작한 분위기는 어른 못지않은 고도의 테크닉과 감정표현을 보여준 어린이 사물놀이팀의 판굿공연에 이르러 어느 덧 절정에 달해 있었다.꽹과리를 치던 상쇠 이필천군의 신명난 눈빛과 동작에서 「21세기 김덕수」의 모습을 점칠 수 있었다.
석양이 질 무렵 연극인 노영하씨가 낭송했던 백범(白凡)선생의시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가 생각났다.『풍족한 삶 이상의 부를 원하는 것도 아니요,남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원하는 바도아니지만,문화만은 넘치도록 풍성해 세계만방 누 구에게나 두루 나누어 줄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라노라….』 이제 5천년을 통해 갈고 닦고 지켜온 소중한 우리의 전통문화가 인터네트를 통해 지구촌 어디라도 보급될 수 있게 됐다.언젠가 하늘에계신 백범 선생께서 사이버파크에 홈페이지(http://whitetiger.heaven) 작성을 의뢰 하실는지 공상이 즐겁다.백범의 뜻이 흰 범이 아닌줄 알지만 어쩐지 선생과 어울리는 것같아 그렇게 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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