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파티' 열리는 사육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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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8일 낮 경기도용인시양지면평창리 Y농장.가슴에 흰띠가 있는반달곰 70여마리가 쇠창살로 된 좁은 우리안에 갇혀 지친 표정으로 누워있었다.
『좋은 놈으로 골라 8백만원만 내시면 즉석에서 잡아드립니다.
』 『잡는거요? 그거 쉬워요.마취총으로 쏜후 곰의 배를 가르고쓸개를 끄집어내면 돼요.마취총이 없을때는 올가미를 곰의 목에 걸고 경운기에다 줄을 걸어 목졸라 죽였어요.』농장 관리인은 도살전에 쓸개를 크게 하기 위해 3~4일 굶긴다고 했다 .먹이를주면 소화를 시키기 위해 쓸개즙을 분비하기 때문에 쓸개가 작아진다는 이유에서다.그는 『꼭 고객이 보는 앞에서 죽여 쓸개를 건네준다』며 『한달전에는 국회의원을 지냈던 H씨도 쓸개를 가져갔다』고 자랑했다.또 쓸개 뿐만 아니라 몸체는 즙을 내 먹으면가족들 보신이 되는등 버릴 것이 없다고 열을 올리기도 했다.
경기도성남시의 한 개소주집은 『곰 고기를 갖고와 즙으로 짜달라고 하는 사람이 한달에 1~2명정도 된다』고 말했다.
죽이는 것은 물론 국제적으로 거래조차 금지된 반달곰이 사육장등에서 마구잡이로 도살되고 있다.
서울청계천의 일부 동물상인들과 일부 한의원등에서는 살아있는 곰 쓸개를 급히 찾는 사람들에게 사육장을 소개해주면서 커미션을챙기기 바쁜 실정.
경기도광주군오포면에서 20여마리의 곰을 사육하고 있는 농장주인은 『서울.부산.대구.광주의 한의원들이 단골손님』이라고 말했다.그는 『때로는 브로커들이 사육장에서 사들인 곰을 강원도 산골에 갖다놓고는 야생곰이라고 속이고 수천만원을 받 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정재헌.홍수현.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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