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골드먼삭스 순익 70% 감소, 모건스탠리는 40% 줄어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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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월가의 5대 투자은행 중 세 곳(3위 메릴린치, 4위 리먼브러더스, 5위 베어스턴스)이 간판을 내리게 된 가운데 1위인 골드먼삭스와 2위인 모건스탠리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돈을 빌려 투자한 뒤 이익을 챙기는 투자은행의 속성상 투자자와의 신뢰가 무너지면 생존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가 주가에도 반영됐다. 리먼이 파산을 선언한 15일 골드먼삭스 주가는 상장 9년 만에 최대폭인 12%나 하락했다. 모건스탠리 주가도 14% 가까이 떨어졌다. 두 회사의 부도위험 지표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스프레드도 지난 주말 1.77포인트에서 4.52포인트로 급등했다.

물론 두 회사가 쉽게 쓰러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는 없다. 리먼이나 메릴린치보다는 사정이 한결 낫기 때문이다. 우선 위험자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지탱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이 넉넉하다. 로이터 통신은 15일 “리먼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위험자산 비율이 4배 수준이었지만 골드먼은 1.4배, 모건은 1.7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골드먼삭스와 모건스탠리는 모기지 채권(리먼)이나 주식중개(메릴린치) 등 수익원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자산관리 등 여러 방면으로 분산돼 있는 것도 강점이다.

하지만 경영실적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골드먼삭스는 16일 3분기 순이익이 8억4500만 달러로 70% 감소했다고 밝혔다. 골드먼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이런 실적에도 회사는 고객들의 요구를 맞출 수 있도록 잘 정비돼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17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모건스탠리 역시 40%의 순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월가에선 두 회사가 이번 고비를 넘긴다 해도 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리먼과 같은 경쟁자들이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쓰러지는 모습을 지켜본 만큼 예금을 취급하는 상업은행과의 합병이나 제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금은 비상시에 의존할 수 있는 튼튼한 동아줄이기 때문이다.

메릴린치를 인수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최고경영자(CEO) 켄 루이스는 “자금 조달의 문제 때문에 상업은행이 결국 투자은행을 소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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