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J-초이스] 오로라 사운드 ‘마제파 앰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오로라 사운드사의 명품 '마제파 215 파워앰프'.

 음표를 달구는 은은한 진공관 불기둥이 아름다운 오디오의 심장 파워앰프. 진공관은 교과서에서 사라진 ‘퇴물’로 생각하기 쉽지만 고압의 열전자를 이용한 따뜻한 음색은 버릴 수 없는 매력이다.

최근 하이엔드 앰프 상당수가 진공관을 사용한 것을 보면 단순한 회고적 취향이 아닌 증폭소자로서 확실한 검증을 받은 것이다. 매니어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곧바로 사장되는 것이 오디오세계의 문법이기 때문.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앰프를 만들겠다”며 중학생 때 잡은 남땜인두를 40년간 놓지 않은 오로라 사운드의 한상응 사장은 음향업계에서는 ‘지존’의 위치에 다다른 고수다. 1976년부터 아남산업 연구개발원으로 20여 년 근무한 경력과 지금도 끊임없이 책을 놓지 않는 열정이 빚어낸 ‘마제파 앰프’. 그는 이 앰프를 탄생시키기 위해 8개월간 서울 반포동 작업실에서 숙식을 하며 심혈을 기울여 명품 탄생의 기쁨을 맛봤다.

연주회 소리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국내 최고의 녹음감독인 오대환씨와 함께 튜닝한 이 앰프는 근육질의 KT-88 진공관에서 뿜어나오는 명징한 저역 펀치력과 소리의 입자까지 보일 듯한 중음이 매력적이다.

막강한 전원부의 힘을 바탕으로 현대적 저능률 스피커도 손쉽게 울릴 수 있고 클래식·재즈·가요 등 어떤 장르도 낯가림하지 않는 편이다. 또한 장중하고 화려한 외관은 앰프를 단순히 듣기 위한 ‘쇳덩이’가 아닌 보는 즐거움까지 채워 준다.

국악인 황병기 선생과 바이올리니스트 장한나씨의 협연 리허설에서 확실한 소리 철학을 느꼈다는 한 사장은 지금도 연주회장을 꾸준히 찾아다니며 ‘자연음향’을 추구한다.

주문제작으로 만들어지는 이 앰프는 800만원의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수천만원대의 외국제품과 비교하여 볼때 가격 대비 성능에서 월등하다.

드럼스틱의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피아노 페달링 느낌까지 생생히 전해주는 마제파는 손때 묻히며 오래두고 싶은 ‘신토불이’ 명품이다.

박찬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