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다운 건축경관 조성방안'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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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제주의 상징중 하나가 굵은 새끼줄로 지붕을 엮어맨 초가다.그러나 이방인들은 초가는 고사하고 제주에 왔음을 실감할만한 건축물을 볼 기회가 거의 없다.여느 대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콘크리트건물들이 쭉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제주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는 향토색 짙은 건축문화를 만들기 위해 「제주다운 건축경관 조성방안」을 마련,의견을수렴하고 있다.국제적인 관광지로서 제주 특유의 경관과 풍습을 표현한 건축물을 지어 관광객들에게 이색 정서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도가 마련한 「제주형 건축」은 한라산의 완만하게 경사진지형에 거슬리지 않아야 하며 지붕의 처마도 최대한 길게 하도록하고 있다.
건축자재는 제주산 붉은 돌인 송이와 현무암을 최대한 활용해 향토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지붕의 색상도 자극적인 색상을 피해중.저채도를 권장했다.물탱크와 냉각탑등 부대시설들도 가급적 건물 뒤쪽에 두게할 예정이다.
도의 의견수렴 결과 학계에는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대 임승빈교수는『가로수등 제주의 모든 요소와 같이 접근할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한양대 강병기교수는 『이 정책의 효율화를 위해 일본처럼 경관에 기여한 건물에 보조금 지급등 인센티브를 주자』는 의견도 냈다.
그러나 제주전문대 한재봉교수는『획일적인 건축은 건축가의 창작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제주돌등을 건축재료로 사용할 경우 공사비부담을 가중시켜 주민들의 동참을 유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고창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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