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야심작 개봉러시 여름 극장작 경쟁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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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어떤 외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을까.우선 할리우드가 7월말 올림픽을 피해 액션 대작을 잇따라 조기 개봉,국내극장가는 이미 할리우드 메이저들의 치열한 대리전장이 되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이레이저』에 이어 『더 록』『트위스터』가흥행몰이를 시작한 가운데 27일에는 전미국 최단기 1억달러 흥행작 『인디펜던스 데이』가,8월10일엔 숀 코너리가 용으로 변신한 『드래건 하트』가 개봉된다.이들 대작 한쪽으 로 『히트』『카피캣』등 스릴러 액션물과 코미디 『스트립티즈』,가족물 『굿바이 마이 프렌드』가 8월 개봉 대기중이다.
할리우드의 파상공세에 대항하는 진지한 작품은 첫 수입된 이란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와 재개봉되는 이탈리아영화 『일 포스티노』 두 편 정도다.
『인디펜던스 데이』는 여러번 소개된대로 길이가 한반도 반만한초거대 우주선이 지구를 침략하는 공상과학영화.한국관객에겐 화면을 덮는 우주선의 스펙터클과 윌 스미스등 주연배우들의 코믹연기가 감상 포인트다.
숀 코너리의 목소리와 『007』등 출연작 주요장면을 컴퓨터로짜깁기해 가상의 용을 탄생시킨 『드래건 하트』는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에다 동양의 「용」전설을 결합시킨 공상 역사물이다. 『히트』는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가 맞수로 나오는 액션물로 결혼에 실패한 아픔을 잊기 위해 일에 매달리는 형사 알 파치노와 냉혹하지만 애인은 끔찍이 챙기는 갱단두목 드 니로의 심리대결이 볼만하다.
퓨전 재즈 연주가 해리 코닉 주니어가 스타킹으로 여성을 목졸라 죽이는 연쇄살인범으로 등장하는 『카피캣』은 살인범의 정체가드러나는 막판의 반전이 묘미다.
아기 엄마 데미 무어가 헬스로 다진 풍만한 몸매를 보여주는 『스트립티즈』는 작품성보다 눈요기가 앞서는 갱스터 코미디.
FBI요원 출신으로 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스트립 바에 선데미 무어는 변태적 섹스광 상원의원(버트 레널즈)의 유혹을 받으면서 정치적 음모에 휘말린다.
할리우드물중 가족영화로 손꼽을만한 『굿바이 마이 프렌드』는 잘못된 수혈로 에이즈에 걸린 친구를 따뜻하게 품는 소년(브레드랜프로)의 휴먼 스토리.
에이즈라면 벌벌 떠는 어른들의 위선을 꼬집는 소년의 우정과 처음은 경쾌하다가 점차 서글퍼지는 데이브 그루신의 음악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할리우드물에 싫증난 지성파 관객에게는 8월10일께 개봉될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와 『일 포스티노』를 권할만하다.
『내 친구…』는 국내 최초로 수입된 이란영화.이란에 거부감을갖는 사람이라도 이 영화에선 이란을 느끼지 못한다.60년대 우리나라 뒷골목과 똑같은 이란의 서민촌을 배경으로 생활고에 메마른 어른들의 모습을 동심의 눈으로 재치있게 풍자 한 수작.
주인공 아마드는 이란 북부 코케마을에 사는 초등학생.학교에서집에 돌아온 아마드는 가방속에 짝 네마자데의 공책이 든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짝이 숙제를 못해 호된 벌을 받을까 걱정된 아마드는 공책을 들고 짝이 사는 산너머 포시테 마을로 줄달음친다.그러나 그곳 어른들은 짝의 집을 묻는 아마드에게 『모른다』『귀찮다』만 반복한다.
밤늦게까지 헤매다 집에 돌아온 아마드는 짝의 숙제를 대신 해준다.단순한 스토리와 소박한 연기속에 따뜻한 정서가 우러나오는아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87년 로카르노영화제 수상작이다.
『일 포스티노』는 한차례 개봉했다 재개봉 요구가 높아 다시 올려지는 수준작.이탈리아 작은 어촌의 우체부 마리오는 칠레에서쫓겨온 사회주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전담 우체부가 된다.
산더미 같은 팬 레터를 배달하며 시인의 꿈에 부푼 마리오는 네루다와 친해지면서 예술과 사회를 보는 눈을 뜨게 된다.촬영 완료 12시간만에 숨진 주연배우 마시모 트로이치의 죽음을 무릅쓴 열연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밖에 코미디물로 『총알 탄 사나이』의 주연 레슬리 닐슨이 『007』 시리즈와 『다이하드』등의 주요장면을 패러디한 『스파이 하드』와 오랑우탄이 호텔에서 벌이는 소동을 다룬 『내 이름은 던스턴』이 8월중 개봉되며 장 클로드 반담 주 연의 액션물『퀘스트』도 같은 시기에 선보인다.
강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