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CCESS 인상학] 中. 아이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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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어린이의 눈은 쌍꺼풀 없이 옆으로 길다. 반면 눈동자는 검고 크다. 내성적이지만 감성이 풍부해서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만 좋은 것을 취하여 즐긴다. 더우기 눈길이가 길면 눈 앞에 당면한 일에는 좀 손해를 보더라도 훗날을 기약하는 미래지향형이다. 한마디로 얌전하지만 미래에 대한 꿈이 많은 소년이라 할 수 있다.

똑같이 혼을 내도 어떤 아이는 부모의 말을 잘 알아듣고, 어떤 아이는 오히려 비뚤어져 나간다. 아이의 개성을 무시한 채 특별한 교육방법을 고집하면 아이도, 부모도 피곤하다. 자녀 교육이 잘 되려면 먼저 아이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코는 얼굴 가운데 있으면서 자기 위상을 나타낸다. 광대뼈가 크고 코도 커서 균형이 맞으면 상관없지만 유달리 코만 높은 아이들이 있다. 콧대만 높아 도도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광대뼈가 남들이 인정해주는 명예의 자리라면 코는 남이야 인정하든 말든 '나는 이래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가 귀여운 건 코가 낮아서이기도 하다. 부모가 심부름을 시켜도 말을 잘 듣고 자존심이 뭔지도 잘 모르는 나이다. 그러다가 크면서 코가 높아지고, 부모의 말을 안 듣고 반항하기 시작한다. 코가 특히 높은 아이들은 자기 위상을 살려야 하니 옷도 좋은 걸 입어야 하고, 신도 좋은 걸 신으려 하는 등 까다롭게 구는 경향이 있다. 그런 아이들의 콧대를 꺾어버리면 날개를 꺾는 셈이므로 단 둘이 있을 때라도 자존심을 살려주는 게 좋다. 그렇다고 떠받들기만 하면 왕자병.공주병 환자로 키우게 된다. 그런 아이들에게는 "정말 콧대 높은 신사.숙녀는 이렇게 행동하는 법"이라며 자기 관리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게 효과적이다. 어릴 때부터 함께 고아원 등으로 봉사활동도 다니면서 강하게 키우면 사회화 과정에서 70~80%는 달라진다.

반대로 코는 낮지만 광대뼈가 큰 아이들은 남들 앞에서 칭찬해 체면을 살려주는 게 효과적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 애는 몇 등밖에 못해"라는 식으로 망신을 주면 아이는 있는 힘을 다해 부모를 불신하게 된다. 남들 앞에서는 아이의 장점을 칭찬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이에게만 "네가 이런 부분만 조금 더 잘하면 엄마가 정말 어깨에 힘 주고 살겠는데"라는 식으로 말해 주는 게 좋다.

코끝이 둥글수록 정이 많아서 남 생각하다 손해를 본다. 이타적이라 대인관계도 좋다. 그런 아이들은 친구 만나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하면 싫어한다.

반대로 코가 뾰족한 아이들은 친구를 만나면 시간을 뺏긴다는 걸 알고 있다. 머리가 좋고 이기적인 편. 말도 톡톡 쏘듯 뾰족하게 한다. 사춘기에 부모한테 말을 날카롭게 쏘아붙이듯 할 수도 있으나 부모 중에 누굴 하나 닮아 그러려니 하는 여유를 가지고 양육하는 게 좋다. 어릴 때부터 어른이 먼저 말을 부드럽게 하고 이타심을 길러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

옥니를 가진 아이들은 내성적이다. 부모가 대화를 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좋다. "아빠가 어릴 때 말이야"라며 실수담을 먼저 털어놓으면서 대화를 유도한다. 말을 많이 할수록 혀가 미는 힘으로 인해 이는 밖으로 나가 뻐드렁니가 된다. 뭔가 할 말이 많고 대화하기를 즐긴다는 의미도 된다. 그런 아이들은 생각하기보다는 말로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집중하는 버릇을 들이면 안팎 힘의 균형이 잡혀서 이가 반듯해진다. 이가 약간 나온 정도면 아이가 활발한 성격이니 안심해도 된다. 앞니가 커도 자기 주장이 강하다. 이래라 저래라 하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하도록 지켜봐 주는 것도 방법이다.

눈이 작은 아이는 이성이, 큰 아이는 상대적으로 감성이 발달해 있다. 눈이 큰 아이는 많은 사람을 넓게 사귀는 반면 눈이 작아 찢어지고 날카로운 아이는 한명을 사귀더라도 깊이 사귄다. 작은 눈이 사물을 가까이 접근해서 정확히 보는 직업에 어울린다면 크고 화려한 눈은 연예인 등 많은 사람을 만나는 직업에 좋다. 눈이 작은 아이는 어릴 때부터 친구를 골고루 만날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눈이 큰 아이는 어릴 때부터 집중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이런 아이들은 공부방도 서향이나 구석진 곳에 둬야 덜 산만하다. "어디까지 공부하면 친구와 놀아도 좋다"는 식의 보상도 잘 통한다.

눈이 찢어져도 앞이 둥그스름한 아이들은 덜 까다롭다. 무디다고 탓하지만 말고 원래 성격이 그렇다는 걸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 눈이 칼처럼 날카롭게 찢어진 아이들은 눈썰미가 있고 까다롭다. 어릴 때부터 너무 까다롭게 키우면 더 심해지니 조심해야 한다.

눈이 작거나 눈두덩이 좁으면 치밀하고 계산하는 걸 즐긴다. 균형을 잡아주려면 철학이나 인문학 등에 다양하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눈두덩이 넓으면 느긋해서 대충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무조건 믿어주는 마음이 있다 보니 신앙심도 있고 배려심도 있지만 친구 꼬임에 잘 넘어가기도 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눈이 초롱초롱 빛나야 정보도 많고 몸도 건강해 아쉬울 게 없다. 눈알이 너무 왔다갔다하면 안정되지 않은 아이다. 무엇이든 편안하게 임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믿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체벌이나 꾸중을 하더라도 눈알이 흔들릴 정도로 심하게 혼내선 안 된다. 아이한테 화 낼 일이 생기면 부모가 먼저 심호흡을 해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그 모습이 바로 아이에게 교육이 되기 때문이다.

주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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