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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도 외우는 것이다

중앙일보

입력

수학을 잘 하려면? 2008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 부단장이었던 오병권(40·세종대 수학통계학부·사진) 교수는 “수학이 왜 싫은지를 아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한다.
 

수학의 본질부터 파악하라

수학은 두가지 특징을 가진 학문이다. 항상 규칙이 존재하기 때문에 논리로 접근해야 하며, ‘수식=언어’다.

언어학습의 기본은 외우는 것이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기본공식과 개념·원리를 철저히 이해하고 암기하는 과정이 있어야 응용문제를 풀 수 있다. 오 교수가 제안하는 수학 잘하기의 기본은 ‘반복학습’이다.

창의적 학습과 반복학습은 배치되는 의미가 아니다. 그는 “수학에서의 창의적 학습은 지루한 개념이해를 실생활과 연계해 얼마나 재미있게 공부하냐는 의미지, 반복학습을 부정한 채 특이하게 문제를 푼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기본적인 걸 머리에 채워놔야 응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손으로 마침표를 찍어라

오 교수는 “요즘 학생들은 학원에 길들여져 수학도 눈으로 풀려 한다”고 꼬집었다. 학원에서 공식을 설명하고, 강사가 유사문제를 풀어주면 무슨 말인지 다 아는 것 같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풀어보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봤던 문제도 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눈으로 푸는 학생의 특징은 ‘A=B’ ‘B=C’라는 단순 사실은 알지만, ‘A=C’라는 결론은 도출하지 못한다. 오 교수는 “올림피아드 참가학생들의 가장 큰 특징은 수학문제를 풀면서 희열을 맛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라며 “나와 싸운다는 생각으로 한 문제에 끝까지 몰입해 결과를 도출하다 보면 자연스레 수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조급함은 가장 큰 적이다

선행학습은 필요하다. 그러나 기초가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도만 나가는 선행은 수학공부의 가장 큰 적이다.

오 교수는 “10명이 같은 수업을 들으면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는 학생은 3명 안팎에 불과하다”며 “개념이해가 안되는 학생에게 억지로 다음 단계 지식을 주입시키면 수학에 흥미를 완전히 잃게 된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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