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터뷰>'어려서 헤어진 가족찾기 모임' 정건화 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기아.미아로 성장한 사람들이 가족을 찾을때 가교 역할을 하자는 것이 저희 모임의 목적입니다.』 최근 결성된 「어려서 헤어진 가족찾기 모임」 회장 鄭鍵和(46)씨.그는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이름.나이.상황배경등의 자료를 축적해두었다가 반대로 잃어버린 식구를 찾는 사람들의 요청이 들어오면 서로 연결해주는역할을 하고 있다.처음 동병상련의 16명 회원이 모임을 발족했으나 현재는 회원수가 1백20여명에 달한다.
『어렸을 때 사용하던 실제 이름과 후에 고아원등에서 지어준 이름이 다르다든지 하면 경찰의 전산망등을 통해서도 가족을 찾기힘듭니다.저희 모임에서는 실제이름.기억.상황배경등을 모두 참조해 당사자간을 연결해주자는 것이지요.』 鄭회장은 오랜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이런 잡지를 만들면 잘 되지않을까」하는 소박한 생각으로 사람을 찾는 사연만을 수록하는 무료 월간지 『보고싶은얼굴』을 지난해 5월 창간했다.그런데 이곳에 사연을 게재했던 몇몇 사람들이 사무실에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고 이들이 모임을 만들면서 뒤가 밀려(?) 회장일을 맡게된 것.
『편지나 팩스로 받아든 내용에는 눈물나는 사연이 너무 많아요.그런데 버려졌거나 가정불화로 가출했던 이들 모두 부모에 대한원망없이 부모를 그리워하는 것을 보고 다시한번 「혈육」이 무엇인가 생각하곤 합니다.』 안순길등 언니.오빠 이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회원 안순남(39)씨는 어머니 자살후 가족이 흩어졌다.이들 회원들이 다시 혈육을 만나는 것,그것이 鄭회장의 꿈이다.
이경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