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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있는요리>산동식 닭냉채-주부 고상은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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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오늘은 초복.이상저온 때문에 복날답지 않은 날씨지만 보신탕이나 삼계탕 생각이 나는 것은 변함이 없다.해가 한창 뜨거운데 펄펄 끓는 국물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 삼계탕은 대표적인 이열치열형 음식.반면 주부 고상은(高常恩.서울시용 산구한남동)씨가 소개하는 닭냉채는 같은 닭이라도 더운 날씨에 차게 먹는 것이 특색이다.
高씨의 산둥(山東)식 닭냉채는 미국 뉴욕에서 살던 신혼초 인근 차이나타운의 중국인 조리사들에게서 배운 솜씨.결혼전부터 요리에 취미가 있던 그였지만 중국요리를 두고는 『배우게 된 것이정말 행운』이라고 표현할 만큼 남다른 애정이 있 다.
뉴욕생활 초기 처음 시작한 것은 본래 프랑스요리.온갖 재료로그림같은 음식을 차려내는 매력도 대단했지만 음식마다 독특한 향을 내는데 들이는 공이 그에겐 너무 버거웠다.『좋아서 하는 일인데 왜 이런 좌절감을 느껴야할까』싶어 그만 둘 무렵 중국인 조리사들에게 음식을 배울 기회가 생겼다.
야채.고기 똑같은 재료로도 순식간에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내는중국요리의 재미가 『바로 이거다』싶었다.바다가 가까운 광둥(廣東)지역은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고,같은 해산물을 써도 내륙인 베이징(北京)은 절이거나 말려뒀던 것을 불려먹는 방식을 쓰고,추운 쓰촨(四川)지방은 매운 맛이 발달했고….두꺼운 둥근 프라이팬에 후다닥 재료를 볶아내는 사이 듣는 이런저런 요리 내력도무시못할 재미였다.
요즘 高씨는 1주일에 두차례,그때 배운 솜씨를 동네 주부들에게 풀어놓는 요리강사로 변신한다.高씨는 그런 틈틈이 새 조리법을 배우느라 잰 걸음을 걷는데 얼마전엔 중국 상하이(上海) 요리학교에서 1주일동안 강습을 받고오기도 했다.중국 요리를 향한그의 이런 열성은 이미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
▶재료=닭 1마리,간장 2컵,팔각 3개,산초 2큰술,파 두뿌리,생강 3쪽,청주 2분의1컵,오이 2개,식용유 적당히.소스용으로 간장 2분의1컵,식초 2분의1컵,성글게 다진 마늘 4큰술. ▶조리법=①닭은 삼계탕할 때처럼 통째로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털어내고 간장에 4시간이상 뒤집어가면서 재워둔다.②재워둔닭에서 물기를 닦아 긴 부젓가락에 끼운 뒤 섭씨 1백70도 끓는 기름에서 갈색이 될 때까지 튀긴다.③파는 손으 로 뚝뚝 부러뜨리고 생강은 다진다.④닭을 재워뒀던 ①의 간장에 물 4컵,팔각.산초.파.생강.청주를 넣고 펄펄 끓인 다음 닭을 넣고 30분쯤 익힌다.⑤익은 닭은 식혀 하루정도 냉장고에 보관한다.⑥오이는 길이로 3등분한 뒤 칼등으로 으 스려뜨려 접시에 깔고 그 위에 닭을 담아 간장.식초.다진 마늘을 섞은 소스와 함께 차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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