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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오브 차이나⑦] 13억 중국인 돼지고기 소비량 세계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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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감자류 24.3%, 곡물 21.5%. 중국의 식품 소비량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최근에는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산물 소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13억의 배를 부르게 하려면 세계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 가운데 유독 높은 소비량을 차지하는 식품이 있으니 바로 돼지고기다.

▶전세계 돼지고기 생산과 소비의 50%는 중국=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4287만 톤(2007년)이다. 2006년에는 이보다 많은 5197만 톤이었다. 이 수치는 전세계 돼지고기 생산량의 약 절반인 50.1%에 해당한다. 중국 돼지고기 생산량의 98%는 중국 국내에서 소비된다. 부족한 부분은 덴마크, 러시아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2007년 한 해 동안 도시민들은 평균 18.2㎏의 돼지고기를 소비했다. 2006년 소비량은 20㎏으로 쇠고기 2.41㎏의 8.3배다. 2002년 시행한 ‘중국인 영양과 건강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하루 평균 식품 섭취량 가운데 돼지고기가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980년 이래 지난해까지 닭고기를 제외한 육류 생산량의 평균치를 보면 돼지고기가 87.9%, 소고기가 7.3%, 양고기가 4.9%를 차지했다. ‘저량안천하(猪糧安天下ㆍ돼지고기와 곡물이 천하를 편안하게 한다)’라는 말이 나온 이유는 이 수치를 보면 이해가 간다.

이러한 대량 소비를 지탱하는 것은 전통적으로 양돈업에 종사하는 남방의 각성들이다. 시장에 100만 톤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17개 성 가운데 쓰촨(四川), 광둥(廣東), 후난(湖南), 윈난(雲南) 등 13개 성이 남부에 위치한다. 이들 13개 성이 세계 돼지고기 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해 현재 중국이 기르고 있는 돼지는 5억6508만 마리로 2006년 6억8050만 마리에 비해 17%나 줄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생산량도 17.5% 줄었다. 2006년에 비해 2007년도의 돼지 사육 두수가 줄어든 것은 양쯔강 유역에서 번진 돼지 청이병(靑耳病) 영향 때문이었다.


▲중국 전역으로 확산된 돼지 청이병으로 수십만 마리의 돼지가 폐사하면서 중국에 돼기고기 파동이 일고 있다. 난징(南京) 근처 한 돼지사육장 농부들이 병에 걸린 돼지를 살처분하기 위해 차에 싣고 있다. [중앙포토]

▶“중국 장시(江西)성 돼지 때문에 뉴욕 월스트리가 떨고 있다”=지난해 중국 돼지고기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돼지고기 가격 급등 때문이었다. 돼지 사료용 옥수수가 옥수수 연료로 사용됨에 따라 사료가격이 급등한 데다가 돼지 바이러스성 전염병 영향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중국 장시(江西)성의 돼지 때문에 뉴욕 월스트리가 떨고 있다”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돼지고기 가격 폭등으로 중국 인플레가 촉발되고 이로 인해 지구촌 저물가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지난해는 60년 만에 한 번 온다는 ‘황금 돼지 해’였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결혼과 출산 붐이 일었다. 황금 돼지해였던 지난해는 돼지고기 가격 역시 ‘금값’이 됐던 한 해였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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