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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은 부진하나 작품성 있는 외화 3편 비디오 출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극장상영 당시는 흥행이 신통치 않았지만 내용이 짭짤하고 작품성있는 외화 3편이 이번주 비디오로 출시됐다.블랙코미디의 대가우디 앨런의 국내 첫 개봉작『브로드웨이를 쏴라』(SKC),청춘스타 레너드 디카프리오의 92년 데뷔작 『디스 보이스 라이프』(시네마트),『홀랜드 오퍼스』(영성).
『브로드웨이를 쏴라』는 1920년대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흥행계의 이면과 위선을 재치있게 풍자한 우디 앨런 감독의 작품.
재능없는 극작가가 얘기꾼 소질을 타고난 깡패에게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빅히트작을 낸다.
실제와 외양이 따로 노는 현대사회의 위선구조를 미국식으로 풍자한 블랙코미디로 우디 앨런이 출연하지는 않지만 팬이라면 그를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자신의 배역을 돋보이게 하려고 작가를 유혹하는 늙은 여배우나 무대 뒤에서 상대여배우와 정사를 벌이는남자배우등 일반인이 모르는 무대의 뒷모습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금주법.스윙재즈.쇼걸들로 상징되는 20년대가 톡톡 쏘는 고급유머와 함께 영상에 재현돼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디스 보이스 라이프』에서 디카프리오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보다 좀더 천진스러운 인상의 소년(당시 18세)으로 등장한다.홀어머니와 미국을 떠돌며 살아가는 그는 어머니에게 허세가 심한 남자(로버트 드 니로)가 접근해오자 아연 긴장한다.그의 짐작대로 새아버지가된 남자는 피해의식 이 많고 완고한 사람으로 모자를 줄곧 괴롭힌다.모자는 결국 그를 떠나 새삶을 찾아간다는 내용.결손가정의아픔을 딛고 교수가 된 토비아스 볼프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것으로 디카프리오와 드니로의 연기를 비교해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홀랜드 오퍼스』는 꿈은 있지만 돈과 여유가 없어 샐러리맨생활에 묻혀버린 사람들에게 꿈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영화.주인공 홀랜드(리처드 드레이퓨스)는 위대한 교향곡을 쓰겠다는 꿈을 가졌다가 가난 때문에 잠시 돈을 벌 요량으로 고등학교 음악교사가 된 사람이다.그러나 『있는 동안은 제대로 가르쳐보자』고 베토벤대신 비틀스.롤링 스톤스를 수업시간에 들려주고 학생 교향악단을 정성껏 지휘한다.여느 사람들처럼 30년간 교사로 머물다 퇴임하게 된 그에게 학생 들은 그가 작곡한 교향곡『아메리카』를 연주해준다.
『죽은 시인의 사회』류의 교육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권할만하며 65년부터 95년까지 홀랜드의 재직시절 유행한 미국팝음악이 상당수 수록돼 있어 음악팬들도 즐길 만한 작품.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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