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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할인점 주변 새상권 중저가의류.화장품등 틈새시장 형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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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킴스클럽.E마트등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면서 가격경쟁력을 상실해 몰락해가던 주변 상권이 할인점과 보완 또는 기생(寄生)업종으로 재편되면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 4월말 개점한 킴스클럽 일산점 주변 중심상가는 최근들어중저가의류.화장품할인점과 식당.커피숍등이 집중적으로 들어서 나름대로 상권을 형성해가고 있다.킴스클럽에도 화장품및 의류매장이있기는 하지만 소비자들의 개인적 취향에 맞는 특정 상품을 싼 값에 즉시 공급해주는 순발력을 무기로 할인점의 틈새상권을 파고든 것이다.식당.커피숍등은 할인점과는 보완업종이어서 가장 인기있는 업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할인점의 충격파가 가장 심했던 서울창동 E마트 주변도 최근 상설 할인의류매장이 20여개 몰려들면서 독자적인 상권이 형성돼보증금.권리금이 급등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프라이스클럽에 인접한 목동5거리 주변이 상설 할인의류매장 타운 으로 변한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킴스클럽과 인접한 E마트 일산점 주변 상가에도 반짝세일을 전문으로 하는 뜨내기점포가 수시로 들어와 새로운 할인시장을 형성하고 있다.이들중 일부는 남대문시장등의 이른바 「땡처리」전문상인들로 할인점이 몰아준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임승차 영업을 하는한편 할인상권을 주변으로 확산시키는 촉매제 역할도 하고 있다.
할인점의 충격파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아파트단지내 상가들도 점포시세의 폭락으로 보증금.권리금의 거품이 걷히면서 서서히 자생력을 회복해가고 있다.매출 부진은 여전하지만 임대료가 내려 수익 감소분을 상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소형 슈퍼마켓의 경우 생산업체→대리점→중간상인을 거쳐 물건을 들여오다 할인점을 통해 보다 싼 값에 상품을 확보,할인점이 흡수하기 어려운 소량구매자들을 중심으로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킴스클럽 주변 강촌마을단지에서 2평 규모 미니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金모씨는 『할인점 쇼핑을 대신해주고 약간의 수수료를 받는다는 기분으로 장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킴스클럽과 달리 시간제 영업을 하는 할인점 주변에서는 할인점이 폐점한 이후의 심야시간대 매출이 늘어나 시간대별로 상권을 분할하면서 공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할인점과 직접 경쟁이 불가피한 대형 슈퍼.공산품 대리점의 경우 여전히 심각한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이들 대형 점포는 임대료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한때 3천만~5천만원선까지 올랐던 권리금은 거의 사라지고 시설비 수 준의 금액이권리금 명목으로 걸려 있으나 그나마 외면당하고 있다.킴스클럽 인접상가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일산공인중개사무소 홍무진대표는 『점포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저가 의류매장을 원하고 있다』며 『할인점을 찾는 소비자들의 구매취 향에 맞는 업종 중심으로상권을 형성해가고 있지만 아직은 과도기여서 업종 변동이 잦다』고 말했다.
키라컨설팅 윤재호 컨설턴트는 『어떤 상가든 상권이 안정되려면최소 3년간의 손바뀜 기간을 거쳐야 한다』며 『할인점 주변이라고 해서 반드시 할인업종만이 유리하다고 할 수만은 없으므로 상권이 안정될 때까지는 소점포를 중심으로 순발력있 는 업종 선택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광훈.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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