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동안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그러더니 기진맥진하던 돌고래가 완전히 움직임을 멈췄다. 숨을 거둔 듯했다③. 그러자 물 밖으로 떠밀어 올리기를 하던 동료들이 키스하듯 죽은 참돌고래의 입·목덜미·등·배와 스치며 이별을 아쉬워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10여 분간 계속됐다. 결국 죽은 돌고래는 물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췄지만 5마리의 동료들은 한동안 같은 자리를 맴돌았다④.
고래연구소 김장근 소장은 10일 “일종의 ‘참돌고래떼의 영결식’이라고 할 수 있다”며 “추석을 맞아 귀향 길 준비에 바쁜 인간 세상에 동료·가족에 대한 사랑을 일깨울 수 있을 것 같아 연구를 거쳐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학계에 야생 돌고래떼의 이런 행동이 동영상과 카메라로 포착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라며 “조만간 고래학계에 정식으로 보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고래는 포유류여서 3분 이상 물속에서 나오지 못하면 익사한다”며 “죽어가는 동료가 숨이 막혀 고통받지 않고 편안하게 영면할 수 있도록 동료들이 수면 밖으로 밀어 올려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돌고래는 수명이 30~50년. 평소 수백~1000여 마리씩 큰 무리 속에 20~30마리씩 작은 무리를 이뤄 행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이기원 기자,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