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黨 모두 한번씩 단상점거 珍기록-국회 本회의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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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179회 임시국회는 「끝까지 말썽」이었다.신한국당과 국민회의.자민련이 천신만고 끝에 합의를 이뤄 4일 열기로 한 임시국회는 민주당 의원들의 본회의 의장석 점거라는 복병을 만나 오후늦게까지 산고(産苦)를 겪었다.
…와병중인 장을병(張乙炳)의원을 제외한 민주당 소속 의원 11명은 이날 오전9시40분쯤 본회의장에 들어와 의장석을 점거한뒤 『제도개선특위에서 민주당을 배제시킨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없다』며 의장단 선출을 실력저지.이중재(李重載) .이부영(李富榮).제정구(諸廷坵).이수인(李壽仁)의원등 민주당 점거조는 의장석을 뒤로 젖혀놓은채 본회의 개의를 막았고 하경근(河璟根)의원등은 단상에 주저앉아 장기점거 태세에 돌입.
신한국당 서청원(徐淸源)총무등이 민주당 의원들 곁으로 다가가『단상에서 내려와 달라』고 종용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역대 국회에 이런 일은 없었다』며 막무가내.
이중재의원은 사무처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하러간 사이 투표에 필요한 의원명패함의 열쇠를 숨겨버리기도 했다.
최연장자인 자민련 김허남(金許男)의원은 오후4시15분쯤 의장석 대신 의원발언석에서 『의장선거를 실시하겠다』고 선포하는 편법으로 의장단투표를 시작.金임시의장은 『순서대로 호명이 불가능하니 각자 나와서 투표해 달라』고 했고 여야 3당 의원들은 일사분란하게 투표에 돌입.민주당 의원들은 단상좌우에 있던 투표함을 발로 차며 『이래도 되는거냐』고 고함치는등 거세게 항의했지만 투표는 20여분만에 신속히 종결.
…이날 투표에는 모두 2백71명이 참석.전체 2백99명의 의원중 민주당 소속 12명이 불참하고 金임시의장과 구속된 무소속김화남(金和男).허화평(許和平)의원,일부 외유중인 의원등 13명이 불참.
투표결과 신한국당 김수한(金守漢)의원이 2백46표를 득표해 의장으로 선출됐고 무효가 13표,기권이 5표였다.그러나 신한국당 김윤환(金潤煥)의원이 6표,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의원이 1표가 나와 『도대체 이 표의 성격이 뭐냐』를 놓 고 설왕설래. 金신임의장은 당선인사에서 『개원과정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에 신임 국회의장으로서 국민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러나 이 진통이 민주주의 정착에 발전적으로 승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의장 선출이 끝난뒤 여야 3당은 부의장선거때 민주당이 방해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민주당 의원 3명에게 의사진행 발언을 허용키로 하고 부의장 선거를 진행.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민주당 이중재.이부영.김홍신(金洪信)의원은 『원내교섭단체 소속이 아닌 의원도 특위에 참여해온 것이 오랜 국회관행』이라며 『여야 3당 총무는 추후 재협상을 벌여 민주당에 특위위원을 할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오후6시35분쯤 시작된 여당몫 부의장투표에는 2백74명이 참석,2백56표를 득표한 신한국당 오세응(吳世應)의원이 신임부의장으로 선출.한편 의장선거때도 6표를 얻었던 김윤환의원은 부의장 선거때도 2표를 획득해 눈길.이밖에 김종호( 金宗鎬)의원이 2표,기타 6표,기권과 무효가 4표씩이었다.
이어 진행된 야당몫 부의장투표에는 2백68명이 참석해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의원이 2백32표를 얻어 당선됐는데 국민회의김대중(金大中)총재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의원의 표가 8표나나와 한때 장내가 술렁거리기도.
***고함.삿대질 오가 …이날 국회 본회의는 오후 내내 고함과 삿대질이 오가는등 계속 어수선한 분위기.국민회의 정한용(鄭漢溶)의원이 의장석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당신들 거기서 뭣들하고 있느냐』며 소리치자 이중재의원이 『당신 뭐 하던 사람이야.나는 30 년간 민주화투쟁해 온 사람이야』라며 맞고함.
김종혁.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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