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義足-만들어 붙인 가짜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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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義足」에 대한 독자의 문의가 있었다.「擬足(의족)」이 옳지않으냐는 것이었다.예부터 양(羊)은 길상(吉祥)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善(착할 선).祥(상서로울 상).美(아름다울 미).養(기를 양).羨(선망할 선)등에는 모두 「羊」자가 들어있다.
따라서 義는 「내가(我)가 실천하는 선행(羊.善行)이라는 뜻이다.여기에서 정의(正義).도의(道義).의리(義理).명분(名分)과 같은 다양한 뜻으로 발전된다.
義에는 명의(名義.이름)라는 뜻도 있다.따라서 義足은 「명의를 빌린(假託名義) 다리」,곧 이름만 빌렸을 뿐 실제는 「가짜다리(假足)」라는 뜻이다.여기서 義는 「거짓」이라는 뜻도 된다.당(唐)의 양귀비(楊貴妃)는 가발(假髮)을 즐 겨 사용했는데당시 사람들은 그것을 「의계(義계.가짜 상투)」라고 불렀다.
義가 「가짜」를 뜻하는 경우는 우리 말에도 드물지 않다.義母(의붓 어미).義父(의붓 아버지).義子(의붓 아들,곧 양자)등이 그렇다.따라서 「義足」은 옳다고 하겠다.의안(義眼).의치(義齒)도 같은 경우다.
한편 擬(헤아릴 의)는 「손()으로 헤아리는 것(疑)이다.흔히 손바닥이나 손가락으로 크기를 재는 경우가 있다.따라서 측량(測量).비교(比較).견주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의고(擬古).
의성어(擬聲語).의인법(擬人法)이 있다.
또한 그것은 비슷한 대상일 때 가능하다.그래서 擬는 「흡사하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擬似).이렇게 본다면 義足은 「가짜 다리」,擬足은 「비슷한 다리」가 된다.
정석원 한양대 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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