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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tyle] 얼굴은 V라인 남자 패션은 V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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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늘한 바람이 불면서 ‘쿨 비즈’가 막을 내렸다. “다시 넥타이를 매야 하다니…”하며 한숨짓는 사람도 있을 터. 하지만 현대 남성과 ‘수트+타이’ 차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직업·연령·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남성의 정장차림으로 이것보다 더 보편적인 것은 없다. 특히 넥타이와 셔츠의 칼라, 수트 재킷의 라펠, 이 세 가지로 구성되는 ‘V존’은 남성복에서 가장 눈에 띄기 때문에 소홀히 하면 ‘감각 없는 남자’로 찍히기 십상이다. 다시 넥타이를 매야 할 때다. 어떻게 하면 당신의 V존이 더 멋있어질 수 있을까. 이번 가을엔 무엇을 어떻게 입어야 할까. 전문가와 함께 해답을 찾았다.

 # 초보가 명심해야 할 것들

수트를 고를 때 재킷에 단추가 2개인지, 3개인지 하는 것부터 고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왜냐하면 V존에서 기초를 이루는 것은 단추의 갯수가 아니라 좌우 라펠이 이루는 V자의 골 깊이이기 때문이다. 대개는 단추 2개짜리가 3개짜리보다 골이 깊지만 일률적으로 이렇게 말할 순 없으므로 반드시 입어보고 V자가 이루는 골이 얼마나 깊은지 꼭 따져봐야 한다. 명치 부위에서 골이 V자를 이룬다면 V존이 얕은 편이고, 이보다 아래에 골이 있다면 깊은 V존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골이 깊게 파여 있으면 전체적인 인상을 날렵하게 만들기 때문에 넉넉한 체형에 더 어울리고, 반대의 경우엔 마른 편인 사람에게 낫다.

체형보다 얼굴의 인상에 신경 쓰는 편이라면 얼굴에 맞춰 고른다. 턱끝이 뾰족하고 날카로운 인상이라면 V존이 얕은 것이 낫고, 둥글고 넓은 편일 경우 깊은 V존이 더 어울린다.

전체 V존의 깊이를 결정했다면 다음은 윗부분을 맞출 차례다. V존에서 큰 축을 이루는 셔츠의 깃 모양이다. 셔츠 깃 모양은 크게 좌우 양옆으로 넓게 벌어진 것, 적당한 모양, 좁은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넥타이를 맸을 때 셔츠의 좌우 깃이 이루는 각도에 따라 타이의 역삼각형 매듭 모양이 다르게 보이므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중후하게 보이고 싶다면 깃 사이 폭이 넓은 것을 고르면 좋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유럽 상류층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셔츠 깃 스타일을 선택할 때는 재킷의 라펠 넓이를 감안해야 한다. 옷차림을 보는 사람은 한 부위를 하나 하나 뜯어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한눈에 전체적인 인상을 파악하게 되므로 셔츠의 깃과 라펠의 비율이 비슷해야 안정적으로 보인다.

# 타이, V존의 최종 완성

1999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토머스 핑크와 용 마오는 『타이를 묶는 85가지 방법: 타이 매듭의 과학과 미학』이란 책을 썼다. 그만큼 넥타이는 남성에게 중요한 아이템인 데다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소품이다. 일반인이 85가지나 되는 방법을 터득하기는 무리다. 기본적인 몇 가지 매듭법만 알고 난 뒤 V존의 기본 원칙에 따르는 것이 투자 대비 효과가 크다.

우선 넥타이를 잘 골라야 한다. 가장 무난한 것은 실크 소재의 타이다. 촉감이 부드럽고 타이의 흐름이 매끄러워 누구나 쉽게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성소재 넥타이도 기본적으론 실크 느낌을 따라한 것이 대부분이다. 같은 실크 소재라도 짜임에 따라 두께에 차이가 있다. 넓은 칼라에는 두툼한 ‘윈저 노트’ 매듭법이 어울리지만 두터운 타이로는 매듭만 너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민무늬 넥타이는 어떤 차림에나 무난하게 잘 어울리므로 몇 개쯤은 구비하는 것이 좋다. 주로 줄무늬 양복을 입는다면 민무늬 타이가 더욱 유용하다. 줄무늬 양복에 줄무늬 넥타이는 너무 복잡해 보인다. 역으로 민무늬 수트가 대부분인 사람에게는 줄무늬 타이가 스타일에 방점을 찍기 좋은 아이템이다. 턱시도를 입는 것이 아니라면 평상시 정장 차림에 민무늬 수트+민무늬 타이+민무늬 셔츠는 지루하고 답답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최종정리는 타이의 매듭이다. 방법을 크게 나누면 타이를 목에 걸고 한 번 돌려 감아 매는 법(포 인 핸드 노트)과 양쪽으로 한 번씩, 그리고 전체를 또 한번 감아 매는 법(윈저 노트) 두 가지다. 더 세분하면 윈저보다 매듭이 좀 작은 ‘하프 윈저 노트’와 그보다는 더 작고, 포 인 핸드 노트보다는 큰 ‘프랫 노트’ 정도가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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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놓쳐선 안 될 스타일

돌체&가바나는 올 여름용으로 폭 좁은 타이에 청바지, 거기에 덧입는 얇은 점퍼 차림 스타일을 제안했었다. “넥타이는 현대 남성의 차림에서 정장뿐 아니라 캐주얼에서도 중요한 요소”라는 설명이었다. 이들의 설명처럼 최근 젊은 스타일 리더 사이에선 폭좁은 넥타이가 인기다. 최신 유행을 따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과연 내가 어떻게’라며 망설이는 이들에게도 해답은 있다. 민무늬 넥타이를 고르는 것이다. 이유는 ‘유행의 법칙’ 때문이다. 유행의 법칙이란 이렇다. 특징이 아주 강한 차림새를 돌체&가바나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서 제안하면 중하위 브랜드에서는 일반 대중이 낯설어 하지 않도록 약간 순화한 복제품을 만든다. 넥타이 유행도 마찬가지여서 폭좁은 타이가 유행이면 대중적으론 민무늬가 유행하는 것이다. 폭좁은 타이는 장식할 면이 좁아서 화려하고 복잡한 무늬를 넣기 힘들기 때문에 대개 무늬가 매우 잔잔하거나 거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것을 대중적인 브랜드에선 일반적인 폭의 민무늬로 소화하는 셈이다.

강승민 기자

◆도움말 주신 분=스타일리스트 양윤정·이선미·임명균 ◆촬영협조= 솔리드 옴므 by 우영미, 조르지오 아르마니, 소다 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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