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학] 미국 모기지 빅 2 주식 휴지조각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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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미국 모기지 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주식이 그야말로 ‘휴지 조각’이 됐다. 주가가 하루 만에(거래일 기준) 80% 넘게 빠졌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쪽박을 차게 됐다.

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패니메이의 주가는 73센트를 기록했다. 구제금융이 발표되기 전인 5일 7.4달러에 비해 무려 89.6%(6.31달러)나 폭락한 것이다. 프레디맥의 주가도 82.7%(4.22 달러) 하락한 88센트로 장을 마쳤다. 주가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짐에 따라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두 회사 주식을 일명 ‘핑크 시트’라고 불리는 감시대상 목록에 올렸다. 사실상 퇴출을 예고한 것이다. 두 회사의 주식이 휴지 조각으로 전락할 것이란 예상은 구제금융안이 발표될 때부터 나왔다. 배당이 중지되고 공적자금 투입분만큼 자본금 감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지만 최고경영진(CEO)들은 느긋하다. 두둑한 위로금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8일 패니메이의 대니얼 머드 CEO는 930만 달러(약 102억원), 프레디맥의 리처드 사이론은 1410만 달러(약 155억원)의 위로금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고용계약서에 ‘자신의 책임이 아닌 이유로 사임하게 될 경우’ 위로금을 주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돈을 온전히 챙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화가 난 투자자들의 소송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패니메이의 투자자 대표 존 제노비스는 머드를 포함한 전·현직 경영진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회사 사정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않아 투자자들이 잘못 판단하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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