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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돌핀은 마약 같은것 너무 많으면 중독 위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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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언제부턴가 『웃으며 사세요.유쾌한 순간엔 우리몸에서 엔돌핀이나와 건강에 좋답니다』라는 잘못된 상식이 널리 퍼져있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좋은 의미에서 나쁘지 않은 말이다.그러나 과학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엔돌핀이란 무엇인가.결론부터 말하면 엔돌핀은 코티졸.엔케팔린과 함께 3대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엔돌핀은 사람이 스트레스 상황에 빠지면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뇌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가장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의 1백배에 해당하는 진통효과를 발휘한다.따라서 기분이 좋거나 즐거울 때는 당연히 분비가 억제된다.심신이 즐거운 사람은 모르핀을 먹을 필요도 없고 먹는 사람도 없듯 행복한 순간엔 뇌가 알아서 엔돌핀의 분비를 억제시키기 때문.
일례로 분만중인 산모.신생아는 엔돌핀이 최고치에 다다르다가 출산직후부터 서서히 감소해 평상시 수준이 된다.또 스카이다이빙처럼 긴장도가 극심한 운동을 할때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엔돌핀이 많이 나와 강력한 마약을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문제는 엔돌핀 역시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진리가 해당된다는데 있다.
서울대의대 약리학교실 서유헌(徐維憲)교수는 『오랜기간 지속되는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엔돌핀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마약중독 때와 같이 사회성 결여.망상.환각등 정신병 증세,면역기능저하로 인한 감염병.암발생 증가등의 부작용이 나 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徐교수는 『뇌의 마약체계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므로 주어진 자극을 어떻게 적절히 받아들이느냐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밝혔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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